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3월 1일과 원주선언

기사승인 2018.03.19  

공유
default_news_ad1

- 현실에 대한 성찰과 시대정신이 담긴 원주선언은 우리 원주의 역사이자 과제이다

 

  3월 1일은 우리에게 두 가지 역사적 의미로 남는다. 첫 번째가 3.1 운동이다. 우리는 얼마 전 99번째 삼일절을 맞이했다. 1919년 3월 1일, 우리 민족의 만세 함성은 자주 독립과 주권재민의 요청이었고, 이는 상해 임시정부 수립으로 이어졌다.
 

 두 번째는 3.1 민주구국선언이다. 1976년 3월 1일, 명동성당에서 주권재민이라는 3.1 운동의 헌법정신을 바꾼 박정희 군사정권의 유신체제에 맞서 가톨릭과 개신교의 사제, 목회자, 해직 교수, 정치인, 사회원로 등 18인이 3.1 민주구국선언을 발표한다. 참된 민주주의만이 우리나라의 살 길이며 평화통일과 국가번영의 길임을 천명하였다. 주권재민의 헌법정신을 되살리고,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기 위한 선언으로 유신정권 몰락의 촉발점이 되었다. 이와 같이 3월 1일은 우리에게 자주독립, 주권재민, 민주주의 구현 등의 역사적 의미로 남아 계승되고 있다.
 

 3.1 민주구국선언은 1976년 1월 23일 원주선언이 모태가 되었다. 1972년은 박정희 군사정권의 유신체제로 민주주의에 대한 탄압이 극에 달하던 시기였다. 1973년 김대중 전 대통령 납치사건, 1974년 민청학련 사건과 지학순 주교의 구속사건 등 박정희 군사정권이 영구집권을 위해 내달리고 있을 때였다. 1974년 7월 23일 천주교 원주교구장 지학순 주교가 양심선언을 발표한다. 성직자로서는 처음으로 유신체제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당시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지학순 주교는 선언을 통해 "유신헌법은 폭력과 공갈과 국민투표라는 사기극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며 "무효이고 진리에 반대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어진 지학순 주교의 구속 후 박정희 군사정권은 1975년 2월 유신헌법에 대한 찬반과 대통령 신임을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한다. 부정으로 얼룩진 국민투표 후 지학순 주교는 구속집행정지로 출감한다. 1975년 5월 박정희 군사정권은 일체의 유신헌법에 대한 논의를 금지하고, 일체의 집회시위 및 정치참여를 금지하는 긴급조치 9호를 선포한다. 이 암흑과도 같은 시대를 헤치고 나온 것이 바로 1976년 1월 23일 발표된 '원주선언'이다.
 

 원주선언은 원동성당에서 열린 신·구교 합동기도회의 신현봉 신부 강론 후 함세웅 신부와 문익환 목사 등이 서명하고 발표한 시국선언문이다. 가톨릭과 개신교가 함께 '전 민중과의 일치'를 도모할 것을 호소하며 언론, 신앙, 사상, 양심의 자유와 공명선거 보장 등의 내용을 담았다. 원주선언은 같은 해 3월 1일 명동성당에서 발표된 '민주구국선언'으로 이어졌다.
 

 원주선언에서는 하나의 정치제도가 민주주의로 불려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켜져야 할 근본이념이 있고 또한 최소한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했다. 근본이념이란 국가권력의 절대성, 무오류성을 부인하고 견해와 이익의 다양성과 가치의 상대주의를 용납하며 국가권력을 민중의 자유에 대한 가상 적으로 규정하여 부단히 감시, 견제, 제한하는 비판정신을 장려하는 데 있다고 하였다. 또한 최소한의 원칙들이란 주권재민, 기본적 인권의 최고 우월성 보장, 인신구속영장제도, 죄형법정주의, 비판적 언론의 자유, 신앙·사상·양심의 자유, 집회·시위·결사의 자유, 생존권 특히 노동 3권의 보장, 3권 분리의 원칙에서 특히 사법권과 입법권의 행정 권력으로부터의 독립, 정당 활동의 자유, 그리고 공명선거의 보장 등이었다.
 

 원주선언에는 민생과 관련해서 민중의 생활이 도탄에 빠져 있기에 국민경제의 대외의존을 막는 것을 선결조건으로 제시했다. 또한 특권경제를 폐지하여야 하며 서민들의 조세부담을 대폭 경감하고 대기업의 횡포로부터 중소기업을 보호하며 노동운동, 농어민운동 등을 인정, 민중의 생존 권리를 회복시키는 것이 절대적으로 요청된다고 했다. 아울러 도시 빈민, 판자촌 주민의 생존권도 충분히 보장되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원주선언은 주권재민과 인권, 민주화, 민생에 대한 열망이 담겨 있었다. 더 나아가 자주 외교와 핵전쟁의 극복을 민족적 존엄과 한반도 민중의 화해와 평화의 토대로 보았다. 그리고 항구적인 평화와 민족의 통일을 위한 실질적인 남북대화를 진전시킬 것을 제시했다.
 

 현실에 대한 성찰과 시대정신이 담긴 원주선언은 우리 원주의 역사이자 과제이다.
3.1 운동, 원주선언, 민주화 운동, 촛불로 이어지는 역사의 교훈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변환기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원주선언의 정신인 민생과 인권, 민주화, 한반도 평화의 역사적 과제에 주목하고 성찰하여 현 시대에 맞는 계승과 실천이 필요한 때이다.

장승완 원주진로교육센터 새움 대표 wonju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