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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매촌, 반드시 정리하자

기사승인 2018.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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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창묵 시장은 지난 16일 학성동 집창촌을 정리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례브리핑에서 한 공식발언이었다. 학성동 희매촌은 원주의 첫 손 꼽히는 부끄러운 민낯이다. 한국전쟁 직후 성매매 종사자들이 집단 거주한 이래 60년 넘게 한자리를 지키고 있다. 2004년 성매매특별법이 발효됐지만 여전히 난공불락이다. 학성동은 원주의 8개 원도심 중에서도 가장 낙후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장 큰 주범으로 주저 없이 희매촌을 꼽는다. 성매매 온상 옆에서 자녀를 키우고 싶은 부모가 있겠는가. 빈집이 늘면서 깨진 유리창의 법칙처럼 슬럼화는 속도를 더욱 높였다. 한집 건너 한집은 빈집이다. 그래서 우범지대로의 전락이 염려된다. 그 흔한 소방도로도 없다. 노후한 건물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화재가 발생하면 대형 참사가 우려된다. 발전 가능성이라곤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원주시가 발표한 희매촌 정리방식은 도시재생 사업이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사업이다. 5년간 50조원이 투입된다. 작년 첫 공모에서 학성동은 탈락했다. 사정을 들어보니 그럴 만 했다. 학성동 선정의 당위성은 인정되지만 도내에는 학성동 보다 낙후된 곳이 많았던 탓이다. 선정기준인 인구와 사업체 수 감소비율 및 노후건축물 비율이 타 도시가 훨씬 심각했던 것이다. 첫 공모였으니 이해는 간다. 그러나 올해는 2년차 사업이다. 정량적 평가 못지않게 정성적 평가도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허물고 새로 짓는 개념이 아니다.

 신도시를 만드는 게 아니라 현재 상태에서 재생을 도모하는 것이다. 게다가 지역주민이 반대하면 할 수 없다. 지역주민을 아우르면서 진행할 수 있는 묘안을 만들어야 한다.
 

 최근 문을 연 원주시 도시재생지원센터는 학성동에 있다. 이곳에 설치한 이유는 학성동 주민들의 마음의 문을 열기 위해서다. 희매촌은 고착화된 상태로 장기간 존재했기 때문에 마음의 문을 여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주민 역량강화 교육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다. 이솝 우화에서 나그네의 옷을 벗긴 건 세찬 바람이 아니었다. 뜨거운 햇빛이었다. 주민 입장에서 문제의 근원을 파헤치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행히 원주시도 유동인구를 늘리는 방식으로 음지를 몰아낸다는 계획이다. 늦더라도 차근차근 풀어가야 한다.
 

 혹자는 풍선효과를 우려한다. 줄어든 희매촌 규모만큼 다른 곳에서 다른 행태로 성매매가 유지될 것이란 우려다. 타 지역에서 이러한 선례가 있기도 하다. 그렇더라도 희매촌은 정리해야 한다. 희매촌 근처에 살고 싶은 사람이 있겠는가. 손에 쥔 게 없어 어쩔 수 없이 살고 있는 것이다. 성매매 온상을 폐기하는 차원에서도 반드시 정리해야 한다. 관건은 도시재생 뉴딜사업 선정이다. 원주시와 도시재생지원센터는 선정 당위성을 떳떳이 선보일 수 있도록 완벽한 계획서를 만들어야 한다. 지역 정치권의 전폭적 관심은 두말할 나위 없다.

원주투데이 wonju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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