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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벽 허물면 모두가 이웃이다

기사승인 2018.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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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농·귀촌 인구가 늘면서 토지 경계문제로 분쟁이 발생하고 한 마을에 다른 동네가 형성…마음의 문을 열고 더불어 사는 이웃이 될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해야

  풍경이 좋은 산지나 농지에 전원택지가 조성되고 개발되면서 귀농·귀촌 인구가 급격하게 유입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경강선 개통, 남원주역세권개발 등으로 외지인의 토지구입이 늘면서 많은 문제가 돌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농촌인구 감소로 인한 도시민의 귀농·귀촌은 농촌마을 활성화를 위하여 반갑고 기쁜 일이지만 부작용 또한 발생하고 있다. 기존 주민들과 귀농·귀촌인들이 어울리지 못하고 적대시 하며 사는 곳이 적지 않다. 귀농인의 경우 전문 농업인으로 기존 농민들과의 정보교환, 일손나누기, 농업인교육 등을 통해서 상생하는 모습을 볼 수 있지만 귀촌인은 쉽게 어울리지 못하고 서로의 영역이 굳어져 가며 보이지 않는 선이 있는 느낌이다.
 

 첫 번째 문제는 토지 경계 문제로 분쟁이 발생한다. 이웃과 이웃 간 대지 경계문제도 있지만 제일 문제시 되는 것은 농로 및 마을 안길 사용권이다. 농로나 마을안길은 지적선과 일치하지 않고 편의상 현황도로를 포장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농촌에 살면, 남의 땅을 밟지 않고 사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포장이 되지 않은 농로도 같은 맥락이다. 사용하는데 큰 문제가 없이 수년간 통행하며 농사를 지었다. 그러나 외지인 유입으로 소유권이 변경됨에 따라 분쟁이 발생되고 있다. 농로에 갑자기 철책이 설치되고, 바윗돌로 길을 막는 황당한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두 번째 문제는 한마을에 다른 동네가 형성되고 이웃과 이웃 속에 남다른 이웃이 생겨난다는 점이다. 지척거리의 마을 옆 토지나 임야에 개발된 전원택지에 입주한 귀촌인들은 기존 마을과는 별개의 생활권역을 형성하여 살고 있으며, 마을 내 폐가를 수리해 입주했거나 농지를 구입해 이주한 귀농인들도 정서적으로 화합하지 못하고 불편한 이웃이 되고 있다. 물론 전체가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귀농·귀촌한 도시민들이 풍부한 사회적 경험과 능력을 바탕으로 재능을 기부하여  기존 농민들과 어울려 지역을 발전시키고 색깔 있는 마을로 변화한 마을도 많이 있다.
 

 농촌마을은 변화해야만 유지되고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농촌 인구는 급격히 고령화되고 있으며 현재 마을을 지키고 계시는 어르신들이 돌아가시면 고향을 지키겠다고 귀향하는 자식은 별로 없을 것이다. 빈집은 늘고 마을은 공동화 현상이 발생할 것이다. 그럼으로 새로운 인구의 유입 없이는 농촌마을은 유지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미 타 지역에선 역조현상이 발생, 유입 가구수가 기존 마을가구수를 추월한 마을도 있다. 귀촌하시는 분들은 농촌의 자연환경이 좋고, 넉넉하고 소박한 시골인심에 고향집에 온 듯한 평안함을 기대하고 꿈에 부풀어 나만의 예쁜집을 짓기 시작한다.
 

 그러나 집을 짓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돌출한다. 도로가 협소한 관계로 대형 공사차량이나 레미콘 차량이 통과하려면 농지나 농작물을 훼손할 일도 생긴다. 하수관도 이웃 농지나 대지를 통과할 수밖에 없고, 마을 상수도를 사용하려면 용수부족 등을 이유로 거부하거나 기부금을 요구한다. 갈등은 이때부터 시작된다. 필자는 이런 사정으로 귀촌을 포기하거나 계획대로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애를 태우는 모습을 보았다. 귀농인 역시 내 땅에 내 돈 가지고 공사하는데 남의 눈치 볼일 있냐는 식으로 진행하면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보자. 내가 집을 짓는다면, 내가 이웃의 입장에서 본다면 어떨까? 하고 말이다.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접근하고 이해를 구한다면 좋은 이웃이 생기고 정을 나눌 수 있는 이웃과 생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마음의 담장을 헐어 버리자. 잘잘못을 탓하기 전 마음의 문을 열고 서로를 이해하며 더불어 사는 마을과 이웃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마을행사와 공동작업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안면을 넓히고 가까운 이웃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런 마음으로 살다보면 끈끈한 정이 생기고 너와 내가 아닌 우리가 함께 사는 아름답고 살기 좋은 농촌 마을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오세성 원주시품목농업인연합회장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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