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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대응, 지속가능해야

기사승인 2018.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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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9년 원주시는 '녹색생활 실천의 날(Green Day)'을 지정·운영한다고 발표했다. 생활부문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한 시책이었다. 매주 수요일을 녹색생활 실천의 날로 정하고 실천과제를 선정, 운영하기로 했다. 공공기관에서 솔선수범해 민간 참여를 유도한다는 전략이었다. 3대 중점 과제도 정했다. 사무실에서 개인컵 사용하기, 퇴근 때 전기 플러그 뽑기, 점심시간 소등 및 컴퓨터 끄기였다. 그러나 녹색생활 실천의 날은 얼마 못가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 당시 공무원을 대상으로 차량 선택요일제 시행, 4층 이하 엘리베이터 사용 자제, 사무실 형광등 격등제 운영 등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허사였다.
 

 원주시는 저탄소 녹색행사 시책도 추진했다. 각종 행사 때 온실가스 배출원을 사전 파악해 저감방안을 마련한 뒤 매뉴얼대로 진행한다는 것이었다. 행사 참석자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유도하고,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지 않도록 저층에서 행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얼마 못가 유명무실해졌다. 종이 사용을 줄이기 위한 시도도 했었다. A4용지 1천매(4박스)를 절약하면 30년생 원목 1그루를 살리고, 28.8㎏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종이 절감 시책도 생명력은 짧았다.
 

 최근에도 원주시는 1회용품 줄이기 홍보를 하면서 사업장에서 종이컵 대신 머그컵을 사용할 것을 권장했다. 그러나 정작 시청에서 머그컵을 사용하는 공무원은 찾아보기 어렵다. 시민들에게 수돗물 음용을 권장하면서 공무원들은 정수기 물을 마시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지구의 날(9월 22일) 행사 때는 자가용을 타고 출근한 공무원을 적발하기 위한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구의 날 일환으로 진행한 승용차 없는 날 행사에 따라 시청 주차장을 폐쇄했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공무원들은 시청 인근 골목길에 자가용을 주차하고 출근했다. 감사부서 직원들이 시청 인근 골목길에 주차된 차량의 번호판을 일일이 확인한 일은 그야말로 촌극이 아닐 수 없었다.
 

 행구동 기후변화홍보관 복도에도 정수기는 설치돼 있다. 그러나 정수기에 으레 있기 마련인 종이컵은 없다. 머그컵을 사용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방문객들이 처음에는 당황하지만 다음부턴 머그컵을 소지한다고 한다. 원주시가 각종 저탄소 녹색시책을 추진한 건 원주시가 도내에서 유일한 기후변화대응 시범도시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무원은 솔선수범 할 것이라고 시민들은 믿고 있다. 시민의 신뢰는 절대적인 자산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그동안 제시된 기후변화대응 시책은 생명력이 짧았다. 다분히 실적 위주의 보여주기식 시책은 아니었는지 의심된다. 기후변화대응은 지속가능해야 생명력을 담보할 수 있다. 당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후손 대대로 이어져야 한다. 쾌적한 환경은 대대로 누려야 하는 권리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시민에게 널리 전파될 수 있도록 현실적이어야 한다.

원주투데이 wonju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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