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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극장의 친구들이 되어주세요

기사승인 2018.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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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주 아카데미극장의 보전을 위한 활동이 활발하다는 이야기를 서울에서도 듣고 있습니다. 필자는 지난 6월 29일 원주영상미디어센터에서 주최한 '아카데미 RE_booted' 세미나에도 참석해 의미 있는 공간을 어떻게 시민자산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한 극장 이야기로 시작을 해보려고 합니다. 콜로라도 주 델타카운티에 파오니아(Paonia)라는 마을에 1928년 원형 극장 파라다이스(Paradise)가 들어섭니다. 당시 문화생활을 할 곳이 마땅치 않았던 지역에 이 극장은 그야말로 샘물과 같은 공간이었습니다. 영화상영뿐만 아니라 지역의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과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했고, 지역사회의 중요 행사나 모임을 여는 공간으로 지역주민들의 이야기가 차곡하게 쌓아져 온 극장이었죠. 오랜 동안 지역문화 활동의 중심 역할을 해 온 파라다이스 극장이 2013년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합니다.
 

 이 소식을 들은 지역 주민들은 극장을 살리기 위하여 파라다이스 극장의 친구들(Friends of Paradise Theater: FOPT)을 결성하고 자원봉사자와 파오니아 상공회의소의 도움을 받아 극장이 닫히지 않기 위한 다양한 캠페인 활동을 전개하게 됩니다.

 2014년 초 FOPT는 공식적인 비영리 단체를 설립하고 건물 구입과 새로운 디지털영사기 구매를 위한 자금을 모집하기로 결정합니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킥스타터(Kickstarter)를 통하여 모금 활동을 펼쳤고 300여명의 기부자와 개인투자자, 지역 재단의 도움으로 현재는 지역주민들이 함께 소유하고 운영하는 극장이 되었습니다. 오랜 역사를 지닌 파라다이스 극장은 2015년에는 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되어 그 의미를 더하게 되었습니다.
 

 아카데미극장이 2006년 폐관 이후 기능을 지속하지 못한 채 10여년이 흐르면서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파라다이스 극장만큼 원주시민의 생활문화의 이야기가 담긴 의미 있는 자산이자 문화적으로도 가치가 있었던 단관극장들의 폐관과 철거는 우리에게 잊혀가는, 잃어버리고 있는 자산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합니다.

 사용의 가치보다 교환의 가치가 더 우세한 도시공간에서 지역주민들을 위한 지속적인 문화공간으로서 사용되고, 시민의 이야기를 계속 담을 수 있으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정말 아카데미 극장을 지켜내고 싶다면 우리는 파라다이스 극장을 지켜낸 친구들(FOPT)처럼 함께 힘을 모아 아카데미극장을 지역의, 시민의 것으로 되찾아오는 '시민자산화'를 향한 여정을 시작해야 합니다.
 

 왜 지켜야 하는지를 먼저 함께 물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지키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방법을 찾아내야 합니다. 조직을 만들어야 하고, 자금을 모아야 하고, 지속가능한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문화예술인들이, 지역의 주민이, 원주의 시민이, 지역에 기반을 둔 기관과 기업이, 그리고 원주시가 모두 함께 머리를 맞대어야 합니다. 그 시작은 '아카데미극장의 친구들(Friends of Academy Thearter: FOAT)'을 만드는 일입니다. 우리 함께 아카데미극장의 벗이 되어봅시다.

전은호 나눔과미래 시민자산화사업팀장 wonju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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