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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청소년교육네트워크 물꼬 "따뜻한 한 끼로 청소년과 소통"

기사승인 2018.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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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밖 청소년 안식처 된 개구리 밥차 운영 3년

   
▲ 왼쪽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박문식 자원봉사자, 이창열 대표, 이정호 자원봉사자, 김이석 자원봉사자, 채민지 자원봉사자, 김경진 자원봉사자, 홍준기 자원봉사자, 김정호 자원봉사자

"학교 밖 아이들이 손을 내밀면, 이를 잡아줄 그 누군가가 되고 싶다" 3년째 개구리밥차를 운영하는 원주아동청소년교육네트워크 물꼬 강유홍 팀장의 말이다.

학교를 그만둔 아이들, 세상이 품지 못해 이리저리 방황하는 아이들. 개구리밥차 자원봉사자들은 이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제공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저녁7시30분, 단계동 백간공원과 따뚜공연장으로  밥차가 운행된다.  

해가 서산으로 뉘엿뉘엿 지기 시작하자 밥차로 몰려드는 아이들은 대략 50여 명. 지난달까지 만 3년을 운영했으니 9천여 명의 학생들에게 저녁식사를 제공했다.

원주아동청소년교육네트워크 물꼬 이창열 대표는 "비가 와도, 태풍이 불어도 오는 아이들이라 이깟 더위 때문에 안 온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아이들에게 제법 알려져 단골손님도 꽤 늘었다"고 말했다. 

2014년, 가출 여학생들이 성매매로 빠지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어른들이 청소년 밥차 사업을 시작했다. 밥 한 끼라도 든든히 먹이면 비관적인 생각을 덜하게 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

이창열 대표를 비롯한 활동가들이 지역사회에 도움을 요청했고, 삼성꿈장학재단 등의 후원으로 개구리 밥차가 탄생했다. 처음이나 지금이나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청소년들을 만나 식사를 제공하고 같이 뛰놀면서 자신의 어깨를 빌려주고 있다. 

강유홍 팀장은 "밥 몇 번 먹었다고 아이들이 마음을 열지는 않는다"며 "자기가 밥 먹는 모습을 지켜봐주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자기가 힘들 때 반응해주는 과정이 쌓이면서 신뢰감을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밥차로 찾아오는 아이들은 여러 분류이다. 학교를 그만둔 아이도 있고, 왕따를 당해 쉼을 찾으러 오는 아이도 있다. 가끔씩은 따뚜공연장에서 농구하다 밥 한 끼 해결하는 친구도 있다. 이들에게 문턱을 낮추고 따뜻이 반겨주니 도움이 절실한 친구도 찾아온다.

피부병이 심해도 가정 형편이 어려워 말도 못 꺼냈던 친구, 태백이 집인데 원주에 사는 여차친구와 헤어져 무작정 원주에서 노숙했던 친구, 학교 동급생으로부터 노예 아닌 노예 생활을 강요받았던 친구 등도 밥차를 거쳐 갔다. 

각자 심각한 문제를 안고 힘들어 하는 그들을 볼 때면 자원봉사자들의 마음이 한 없이 무너진다.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돕고는 있지만, 이마저도 안 되면 아이들이 버틸 수 있는 최소한의 힘이라도 주고자 애쓰고 있다.

그러면서 "잘 지내고 있어요" "그동안 감사드려요" 한 마디에 보람을 느끼기도 하고, "도와주세요" 한 마디에 힘을 내기도 한다. 한편, 개구리 밥차가 내년에는 운영이 중단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든든한 지원자였던 삼성꿈장학재단이 후원을 중단할 지도 모르기 때문. 

강유홍 팀장은 "매년 심사를 통해 경비 지원을 받았는데 재단 쪽에서 자립을 요구해 어찌할지 모르겠다"며 "지원 요청을 계속 할 생각이지만 지역사회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꿈장학재단은 전국에 물꼬와 같은 봉사단체를 수십 곳 도와주고 있다. 물꼬는 지난 3년 간 지원을 받아 자립이 요구되는 상황이어서 원주시나 관계기관의 도움이 절실한 상태다.

하지만 원주시로서도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관련 근거(조례)가 없어 애만 태우고 있다. 물꼬 이지연 사무국장은 "방황하거나 범죄 위험에 노출된 청소년들은 사회적 도움이 절실하다"며 "시민들의 관심과 도움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최다니엘 기자 nice4sh@naver.com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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