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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천, 방치하는 게 옳다

기사승인 2018.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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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주천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는 평행선이다. 자연 그대로의 하천을 선호하는 쪽과 잘 정돈된 하천 환경을 선호하는 쪽으로 나뉜다. 원주천 기슭에서 자생하는 나무와 풀이 원주천 옆 보행로를 침범하는 장면에서 확연히 구분된다. 자연스러워 보기 좋다는 쪽과 보행에 불편하다는 쪽으로 갈린다. 불편하다는 민원이 제기되자 원주시는 보행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부를 제거했다고 한다.

 자연형 하천은 말 그대로 자연의 섭리에 원주천을 맡기자는 것이다. 물이 흐르면 흐르는 대로, 수풀이 우거져도 그대로 방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대쪽은 원주천 활용 및 경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편리하게 이용해야 하고, 보기에도 좋아야 한다는 논리이다.
 

 치악산은 원주의 아버지, 원주천은 원주의 어머니로 통한다. 그래서 통상적으로 원주천을 원주시민의 젖줄로 표현한다. 잉태의 공간으로 통하는 셈이다. 도심을 관통하는 원주천의 사회적 가치가 함축된 표현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제는 원주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원주천에 수백억 원의 막대한 세금이 투입돼 번듯한 외관을 갖췄는데도 불구하고 논란은 여전히 평행선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원주시는 지속적으로 원주천에 손을 대고 있다. 그동안 원주시 건설부서에서는 생태하천 조성사업을 시행했고, 환경부서에서는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진행했다. 생태하천 조성사업은 자연재해에 대비한 예방적 측면인 치수에 초점을 맞췄다. 하상 폭을 넓히고, 수중보를 설치해 물의 흐름을 조절하도록 했다. 생태하천 복원사업은 자연 친화적 하천으로 되돌리는 사업이었다. 콘크리트로 만든 보는 물론 하천변 콘크리트 구조물도 일제히 제거했다. 2개 사업의 명칭은 유사했지만 사업 목적은 큰 차이가 있었다. 지난한 논란인 개발과 보존을 대입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문제는 생태하천 복원사업조차 인간의 눈높이에서 진행했다는 점이다. 물고기가 다니는 길인 어도가 대표적이다. 환경단체에선 원주천 어도가 물고기 이동을 제한한다고 지적한다. 어도를 이용할 만한 어종이 원주천에 서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활동공간을 제한하고, 서식지를 교란시켜 종의 다양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원주시는 최상의 기술로 어도를 설치했다고 반박한다. 인간의 관점에서 원주천을 바라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원주천 상류에 원주천댐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홍수를 예방하는 한편 갈수기에는 물을 흘려보내 원주천에 항상 일정한 양의 물이 흐르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 원주천은 하상 폭이 워낙 넓어 며칠간 폭우가 내려도 한나절만 지나면 수위가 급격히 낮아진다. 원주천댐이 건설되면 치수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되리라 본다. 이제는 원주천을 방치하길 바란다. 자자손손 원주천을 지배해온 건 그곳에 서식하는 물고기였다. 물고기의 관점에서 본다면 원주천은 자연 그대로여야 한다. 인위적 교란은 생태계를 파괴하는 행위이다.

원주투데이 wonju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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