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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여성, 가정폭력에 무방비 노출

기사승인 2018.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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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종합복지관 조사…신체적 폭력 경험 37%

장애인 가정폭력은 일반적인 비장애인의 가정폭력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여성장애인이 주 대상이 되며, 여성과 장애라는 조건과 주 활동공간이 가정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 평생 벗어나기 어렵다.

또한, 비장애인 가정폭력이 대부분 배우자에 의해 발생하는 것과 달리 장애인은 어릴 때부터 부모, 형제에 의해 폭력을 당하며, 결혼 후에는 배우자, 자녀, 배우자 가족들까지 전체 가족구성원들로부터 다양한 형태의 폭력을 경험한다. 일반인들보다 가정폭력 피해 노출 비율도 월등히 높아, 장애여성의 가정폭력에 대한 전문적인 접근과 지원책 마련이 필요한 실정이다.

원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은 장애여성을 위한 성폭력 및 다양한 고충에 대해 상담할 수 있는 상담소 개설 추진을 위해 원주시 장애여성 가정폭력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8월 한 달간 원주시에 거주하는 장애인 7천500여 명 중 20~65세 장애여성 162명을 대상으로 1대1 면접방식의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결과 장애여성의 46%(92명)가 언어적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응답해 피해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리를 지르거나 무시하는 행위'가 24%(47명)였고, '장애를 거론하거나 비난하는 행위'가 11%(22명)였다. 처음 폭력을 당한 시기는 30대가 27%(15명)로 가장 높았다. 가해 유형은 배우자 34%(19명), 형제·자매 18%(10명), 어머니 11%(6명), 아버지 9%(5명), 배우자 부모 7%(4명) 등 다양하게 나타났다.

정신적 폭력의 경우, 38%(48명)가 경험했고, '나와 관련된 일(결혼, 임신, 양육)을 가족이 대신 결정하는 행위'와 '나와 외출하는 것을 싫어하는 행위'가 9%(17명)로 가장 높았다.

신체적 폭력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37.2%(39명)로 '물건을 집어던지는 행위'가 가장 많았다, 성적 폭력은 15%(22명)가 경험했으며 '몸을 함부로 만지거나 원하지 않는 성관계를 요구하는 행위'에 6%(10명)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경제적 폭력에 대해서는 20%(24명)가 경험했다고 응답했으며, '수입과 지출을 독점하는 행위' 5.5%(9명), '생활비를 주지 않는 행위'와 '돈을 벌어오라고 하거나 돈을 못 번다고 비난하는 행위'가 1.5%(3명)로 동일하게 나타났다.

가정폭력 피해대응에 대해서는 62%(44명)인 응답자 대부분이 '그냥 당하고 있었다'고 답했으며, 가정폭력 피해 발생 후에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응답자가 33%(53명)로 가장 많았다.

이들은 가정폭력 서비스 욕구 조사에서 필요서비스 우선순위로 24.7%(40명)가 '상담서비스'가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했으며, 가정폭력 피해자의 사회적응을 위한 정책 중 우선순위로 22.2%(36명)가 '장애인전문상담소 쉼터제공'이 필요하다고 답해 장애인전문상담소의 필요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여성은 설문 과정에서 가정폭력에 대한 개념 이해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경제폭력에 대해 응답하면서도 그것이 폭력인지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어 이에 대한 홍보 및 교육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장애여성들의 폭력 원인에 대한 응답으로는 5가지 폭력 유형 모두에서 '장애인이기 때문'이라고 응답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현귀 팀장은 "장애여성에게 자행되는 다양한 형태의 가정폭력은 이들의 자존감 하락과 2차 정신적 폭력을 불러올 수 있는 상황으로 시급한 교육과 대처가 필요하다"며 "교육과 더불어 장애여성들의 폭력피해 경험과 고충을 털어놓을 수 있는 여성장애인을 위한 전문가가 배치된 상담소와 피해자 보호시설(쉼터)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희 기자 nmpry@wonjutoday.co.kr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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