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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과 행복

기사승인 2018.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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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의 문화 발전은 다양성을 인정할 때 비로소 시작할 수 있을 것이고, 인간관계의 갈등도 개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할 때 문제를 줄이고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달 19일 토지문화관에서 국제포럼이 열렸다. 원주시가 국제 네트워크인 유네스코의 창의도시(문학)에 가입하기 위한 준비단계로 국내외 우수한 창의도시 사례를 배우는 자리였다.
 

 원주가 가야할 방향을 다양한 사례에서 찾는 좋은 기회였지만, 창의도시 가입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다시금 생각하는 자리가 되었다. 왜 원주가 창의도시에 가입하고자 할까? 유네스코에 가입된다고 금전적 지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자연유산이나 문화유산 지정처럼 관광객이 몰려오는 것도 아니다.

 창의도시에 가입이 된다면 국제적 네트워크를 진행해야 하는데 이러한 일들을 누가 할 것이며, 어떻게 예산은 조달할 것이며, 과연 눈에 보이는 효과는 무엇이 나올 수 있을까? 근본적 고민 없이 유네스코 창의도시에 가입된다면 그동안 지자체에서 유행처럼 나오는 '무슨도시(평생학습도시, 건강도시, 여성행복도시 등) 선정'이라는 보여주기식 행정으로 끝날 수 있다.
 

 2018 UN보고서에 의하면 20세기에 들어오면서 인류는 지속적으로 도시화가 진행되어 도시에서 총GDP의 80%를 생산하고 에너지는 70%를 소비하고 있으며, 1천만명 이상의 메가시티도 2014년 28개 → 2030년 41개로 급속하게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도시가 인류의 생존과 미래에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데, 도시화는 불평등의 심화, 범죄의 증가, 공동체 해체 및 환경문제 등 수많은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 도시화의 역기능을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의 핵심을 유네스코는 문화의 발전에 두었다.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는 도시의 발전을 문화적 자산과 창의력에 기초한 문화산업을 육성하는데서 찾고 있으며, 각 도시들 간의 협력을 통해 창의도시의 발전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원주가 창의도시에 가입이 된다면 전 세계 문학 창의도시들과 협력하여 문학을 21세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하는 기회를 잡는 것이다.
 

 다음단계로 우리는 문화를 발전시키는 원동력, 도시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를 찾아야 한다. 인간사회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문제의 원인을 한가지로 귀결할 수는 없지만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차별에 있는 것 같다. 얼마 전 발생한 '인천 중학생 추락사'는 다문화자녀들이 겪고 있는 학교폭력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준다.

 우리는 글로벌하고 복잡한 사회에서 살고 있다. 다문화 출생률은 2010년 4.3%에서 2017년 5.2%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20명 중 1명은 다문화 자녀로 태어난다. 우리나라는 단일민족 국가에서 이미 다문화국가로 접어들고 있는데, 여전히 다양성을 수용하지 않으면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국가도 민족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융화할 때 번창했는데 대표적인 국가가 미국과 중국이다. 최재천 생태학자는 『다르면 다를수록』이라는 책에서 "자연은 순수를 혐오한다. 그걸 모르고 우리는 농사를 짓는답시고 한 곳에 한 종류의 농작물만 기른다. 해충들에겐 더할 수 없이 신나는 일"이라고 다양성에 대한 자연의 교훈을 일러주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만들어진 도시의 문화 발전은 다양성을 인정할 때 비로소 시작할 수 있을 것이고, 인간관계의 갈등도 개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할 때 문제를 줄이고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유네스코 창의도시 가입으로 원주시민이 얻는 것은 무엇인가?
 

 우선 원주시민은 유네스코 창의도시 시민이라는 자부심도 생길 것이고, 문화적 프로그램 확대로 수혜도 많아지겠지만, 더욱 궁극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원주에서 사는 삶이 행복해지지 않을까 싶다. 인간의 다양성이 존중받는 사회, 창의적 인재가 모여드는 도시, 고부가가치 문화산업으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도시로 발전하여 언제 어디서나 문화콘텐츠를 만날 수 있는 멋진 도시, 원주를 그려본다.

류희경 중천철학재단 사무국장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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