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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산업 육성 전략 재설정해야"

기사승인 2018.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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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지 원료 닥나무 수확률 50% 미만…한지 채산성 낮고 수요도 적어

닥나무 미용제품 관심 급증…연관산업 지원해 한지 부활 모색해야

채산성 낮은 전통한지산업

▲ 닥나무는 최소 3년 이상 재배해야 한지 원료로 쓰일 수 있다. 이마저도 활착이 안 되거나 도중에 고사해 실제 수확량은 50%도 안 된다.

예로부터 원주는 한지의 본고장으로 불렸다. 한지 원료인 닥나무가 많이 재배됐던 것. 30년 전만 해도 단구동에 15개의 한지공장이 있었다. 귀래면, 부론면, 판부면, 단구동 등에서 한지를 생산해 전국에 공급했다.

그런데 양지산업이 활성화되면서 지금은 사양산업이 돼 버렸다. 전통한지를 생산하는 곳도 2곳뿐이다. 원주시 전략산업인 한지산업에 대한 새로운 육성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원주시는 한지산업 명맥을 잇기 위해 다양한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닥나무 묘목 구입비 일부를 지원하고 잡초제거, 나무베기 등의 사후관리도 도와주고 있다. 생산장려금을 지급해 닥나무 생산비의 50%까지 보존해 준다. 원주시는 이 모두를 위해 해마다 5천만 원의 사업비를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채산성이 너무 낮은 것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닥나무는 최소 3년 이상 재배해야 한지 원료로 쓰일 수 있다. 이마저도 활착이 안 되거나 도중에 고사해 실제 수확량은 50%도 안 된다.

가까스로 키워 한지공장에 납품하면 1㎏당 500원 남짓한 돈을 받는다. 이를 가져다가 전통한지로 만들려면 사람이 일일이 피복을 벗겨내고 말려야 해 노동력도 많이 투입된다. 저렴한 중국이나 태국산 닥나무가 국내 시장을 지배하는 것도 해결 과제이다.

무엇보다 수요처가 많지 않은 것이 최대 난제이다. 상품 다각화 차원에서 기름종이, 한지양말 등을 개발했지만 성과를 보지 못했다. 이 때문에 한 때 원주시는 전략산업으로서 한지산업 육성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적도 있다. 

▲ 닥나무 원액으로 만든 샴푸. 주부 층을 기점으로 제품 판매량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닥나무 추출물 미용상품 국내외서 관심
하지만 몇 해 전부터 원주 닥나무를 이용한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비누나 샴푸 등의 목욕제품이나 초콜릿, 음료 등의 식품을 개발하기 시작한 것. 이를 통해 닥나무 생산량을 늘리고 비용 또한 낮출 수 있어 전통한지 산업 육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닥나무 원액으로 미용제품을 만드는 아이리스공방(대표: 이미윤)은 최근 그 수요가 급증했다고 이야기했다. 이미윤 대표는 "비누는 제조하고 샴푸 등은 체험 방식으로 구입해 간다"며 "출시 첫해 월 300만~4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지금은 1천만 원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닥나무는 미백효과가 뛰어난 식물이다. 공방 매출이 늘어난 것도 주부들이 관련 제품을 몸소 체험해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최근엔 제조법에 대한 교육 요청도 쇄도해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했다. 

대기업이나 해외 바이어로부터 시장잠재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지난달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메가쇼'에서는 닥나무 원액 미용제품들이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송종국 원주닥나무생산자협동조합 사무국장은 "대기업에서 닥음료에 대한 관심이 많이 제휴 제안까지 들어왔다"며 "무역협회를 통한 수출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닥나무를 이용한 상품을 다각화해 미용시장이나 건강음료시장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한편, 닥나무에 대한 효용이 늘면 전통한지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닥나무 비누는 원래 원주시 관광상품으로 개발했다. 닥나무 수요가 늘어 생산단가를 낮추면 상품 포장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한지를 마스크 팩 등의 미용재료로 사용할 수 있어 쓰임새는 무궁무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 대중화하기 위해선 규모화된 공장이 필요하기 때문.

또한 제품 제조과정에서 나오는 오·폐수도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원주시 관계자는 "최근 공장 설립에 대한 건의가 들어와 원주시도 검토 중에 있다"며 "중기부나 산업부 공모사업을 통해 시설 투자를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다니엘 기자 nice4s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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