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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미집행, 특단대책 필요

기사승인 2018.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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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 난개발이 우려되고 있다.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의 일몰제가 임박한 것이다. 도시계획시설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도로, 공원, 녹지 등으로 지정한 것을 말한다. 국공유지는 물론 사유지도 대거 포함됐다. 도시계획시설은 정부나 지자체가 매입해 도로, 공원 등 용도에 맞게 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문제는 돈이다. 토지 매입비만 해도 막대한 예산이 소요돼 차일피일 미뤘다. 그런데 토지주 입장에선 사유재산을 침해당한 셈이었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임의로 선을 그어 사유지 활용을 제한한 것이었다.
 

 이에 소송이 제기됐고, 지난 1999년 과도하게 사유재산을 제한한다며 헌법불일치 판결이 내려졌다. 당시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의 일몰제 시행을 오는 2020년 7월로 못 박았다. 도시계획시설로 지정한 지 10년 이상 경과한 토지를 이때까지 매입하지 못하면 해제하라는 주문이었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의 판결이지만 당시로선 피부에 와 닿지 않았다. 원주시도 당시엔 매년 10억 원 안팎을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매입에 투입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이젠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도시 난개발과 관련해 원주시엔 뼈아픈 기억이 있다. 난개발을 방지하기 위한 비오톱지도에 관한 것이다. 자연 생태계가 우수한 도시로 존속시키기 위해 원주시에서 만든 게 비오톱지도였다. 생태계가 우수한 지역은 높은 등급을 부여해 개발행위를 제한한다는 취지였다. 이를 통해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도시를 지향하고자 했다. 제작기간도 오래 걸렸지만 사업비도 10억 원 가까이 투입됐다.

 문제는 시민 의견수렴을 거치지 않은 일방통행식 행정에 있었다. 비오톱지도가 공개되자 토지주들로부터 강한 반발이 제기됐다. 사유재산을 침해한다는 민원이었다. 민원에 견디지 못한 원주시는 사실상 비오톱지도 제작을 접었다. 결과적으론 세금만 날린 전시행정으로 꼽힌다.
 

 보존과 개발이란 측면에서 보면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과 비오톱지도는 닮은꼴이다. 그런데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은 이미 답이 정해져 있다는 데서 심각성을 더한다. 난개발이 불가피한 것이다.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을 해소하기 위해 최근 3년간 원주시에서 투입한 재정은 1천285억 원이다. 그런데도 2019년·2020년 1천110억 원, 2021년∼2025년 2천472억 원이 필요하다. 이만큼의 예산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지만 그럼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토지주들은 벌써부터 술렁이는 분위기다. 일몰제 시행에 따른 기대감이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용도로 변경되면 소송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금 기댈 수 있는 건 정부의 특단대책뿐이다. 전국 모든 지자체가 같은 상황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일몰제 이후 개발행위가 본격화되면 시민 삶의 질은 추락할 수밖에 없다. 난개발 폐해는 이미 경험으로 충분히 체득했다. 환경 파괴는 후손에게도 못할 짓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조속히 머리를 맞대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원주투데이 wonju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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