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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100주년과 민긍호 의병장

기사승인 2019.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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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긍호 의병장과 정일권의 추모사에 대한 문제제기는 꾸준히 제기…적어도 원주시나 시의회 차원에서 이를 고쳐보자는 선언이라도 있길 기대한다.

 

 올해는 일제치하에서 우리 민족이 모두 독립을 외쳤던 3·1운동이 일어난 지 100주년 되는 해이다. 한 세기를 지내며 우리의 역사는 참 많은 질곡을 지나온 것이 사실이며, 이를 한번쯤 정리해 보고 우리가 가야할 길의 이정표를 새로 세워본다는 의미에서 100주년은 충분히 의미 있는 숫자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사는 원주에서도 3·1운동은 마을마다 일어났고, 이러한 마음들이 모여 해방을 맞이했다. 그런데, 3·1운동 이전에도 일제의 침략에 항거하며 목숨을 바친 사람들이 있었으니, 우리는 그들을 의병이라 부른다. 그 중에 대표적인 의병장이 원주시 봉산동에 안장되어 있는 민긍호이다.
 

 민긍호는 우리가 알다시피 원주, 강원도, 나아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의병장이다. 그의 활약은 중·고등학생들이 역사교과서를 통해 배우고 있으며, 원주시에서도 민긍호 의병장 추모제를 매년 3월에 지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민긍호 의병장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문제가 없는지 한 번 생각해 보고자 한다.
 

 첫째, 민긍호 의병장의 추모탑에는 친일파 정일권의 추모사가 있다. 민긍호 의병장은 부귀영화를 보장하는 일제의 회유가 있음에도 "나의 뜻은 나라를 찾는데 있으므로 강한 도적 왜(倭)와 싸워서 설혹 이기지 못하여 흙속에 묻히지 못하고 영혼이 망망대해를 떠돌게 될지라도 조금도 후회하지 않는다."며 끝까지 일제와 싸우다 순국하신 분이다.
 

 친일인명사전에 따르면, 정일권은 일본 육군사관학교를 마치고 만주군 소위로 임관하였다. 그는 후배들에게 만주국 군관으로 입대할 것을 권유한 친일파로서, 이를 기반으로 해방 후 육군참모총장을 지내고 국무총리까지 지냈다. 다시 말해 살아서 부귀영화를 모두 누렸다는 의미이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부귀영화를 거부하며 일제와 싸우다 목숨을 바친 의장장의 추모비를 일제에 충성하며 부귀영화를 누린 인사가 쓸 수 있는가?
 

 둘째, 민긍호 의병장의 묘비와 추모탑에 있는 글귀이다. 그곳에는 '민족영웅의병대장민특무긍호지묘(民族英雄義兵隊長閔特務肯鎬之墓)'라고 적혀 있다. 한글의 음으로만 보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대장(隊長)과 대장(大將)의 차이는 분명히 크고 다르다. 묘비명에 쓰인 대장(隊長)은 단위 부대의 지휘자이다.
 

 민긍호 의병장은 서울진공작전 당시 '관동창의대장(關東倡義大將)'으로 참전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민긍호 의병장을 단위 부대의 지휘자가 아닌 의병전쟁을 지휘한 대장(大將)으로 호칭해야 되지 않을까? 이러한 문제들을 어떻게 바로잡을까? 첫째, 민긍호 의병장의 안내판을 다시 세울 필요가 있다.
 

 지금 있는 추모탑을 부수자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민긍호 의병장의 추모탑에는 독립운동가였던 권준 장군의 글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더라도 묘역의 한 자리에 의방장과 추모탑에 얽힌 역사의 모순을 기록하여 학생 및 일반 시민들에게 역사교육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둘째, 원주 시민들이 본받을 만한 위인으로 민긍호 의병장 선양사업을 진행해보자. 우리 원주 지역의 얼을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인물로 민긍호 의병장을 선정하고, 그 분의 뜻을 추모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지금까지 민긍호 의병장과 정일권의 추모사에 대한 문제제기는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그럼에도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았다. 그리고 또.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는 2019년 3월 민긍호 의병장의 추모제는 계속 열릴 것이다.
그때까지 이러한 모순을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원주시나 원주시의회 차원에서 이를 고쳐보자는 선언이라도 있기를 기대한다.

황재연 민족문제연구소 원주횡성지회 사무국장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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