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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주부의 공동육아 예찬론

기사승인 2019.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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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아이라 육아 무지랭이에 체력도 늘 바닥이어서 고단했던 나의 3년 육아인생에 힘이 된 사람들이 있다. 바로 '조리원 동기'들이었다.
엄마들은 아마 알 것이다. 같은 나이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주변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정기적으로 만나 육아토크도 하고, 고민상담도 하고, 서로 위로해주고 다독이고 이유식과 반찬을 나눠먹으며 정을 키워오던 2018년의 어느 날. 나는 운명처럼 '강원도 마을공동체 지원사업 모집공고문'을 보게 되었다.
 

 주민 10인 이상이 모인 공동체 활성화를 지원한다고? 보조금은 1년에 500만원? 어차피 우리가 늘 하고 있는 공동육아를 보조금 받아서 하면 더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바로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였고, 운 좋게 지원단체로 선정이 되었다.
 

 사업을 7개월 동안 진행하였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 최고였다. 아이에게 조리원 친구들 만나러가자고 하면 신발부터 신으러 간다. 집에서 혼자 하던 놀이를 모여서 하니 더 재미있다고 한다. 여름에는 다함께 숲 체험을, 가을에는 남편들도 함께 KTX 타고 강릉으로 여행을 다녀왔는데 아직도 아이가 그때 이야기를 한다. 겨울에 아이들이 너무 심심해해서 유아체육 선생님을 모셔서 실내에서 맘껏 뛰어놀게 해주기도 했다.
 

 

▲ 공동체 활성화 사업 일환으로 작년 가을 조리원 동기 및 가족들이 함께 강릉을 다녀왔다.

 공동육아로 모이는 날은 남편을 집에서 쉬게 해 주었더니 남편도 너무 좋아했다. 엄마들도 재밌어서 하하 호호 하니까 아이들은 무척 신나한다. 1년에 2번 전문 컨설턴트가 공동체사업 방향을 제안해주시니 규칙과 체계도 잡혀갔다. (더 많은 이야기는 인스타그램 15winterbabies)
 

 전에는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여성친화도시 원주'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이번 공동체사업을 하면서 피부에 와 닿았다. 하나의 정책으로 벌써 12명의 여성이 행복해졌으니 말이다. 우리는 보조금을 지원받았지만 결론적으로는 우리 모임 활성화에 도움이 되었고 그로 인한 정서적인 지원을 더 많이 받았다고 생각한다. 낯가림이 많았던 아이도 수많은 이모와 이모부들 속에서 조금씩 마음을 열며 성장하는 것이 느껴진다.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했던 격언이 새삼 생각나는 한 해였다. 역시 무슨 일이든지 함께하는 사람이 있으면 조금 덜 외롭고 덜 힘든 것 같다. 이 사업이 소멸되지 않고 계속해서 많은 공동체의 활동을 지원해 주었으면 좋겠다.

박진형 주부(무실동) wonju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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