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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울 좋은 건강도시 벗어나야

기사승인 201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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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주잔을 기억하십니까?" 약 15년 전 일이니 기억하는 이가 드물 것이다. 김기열 전 시장 재임시절 시민 건강증진을 위해 추진했던 게 절주잔 보급사업이었다. 절주잔은 일반적인 소주잔의 70% 정도만 소주를 따를 수 있게 만들었다. 그렇게 해서라도 술을 덜 마시도록 유도하자는 취지였다.
 

 술을 많이 팔아야 이윤이 극대화되는 음식점에선 달가울 리 없었다. 절주잔 보급에 실패해 사장된 사업이지만 건강도시에 대한 원주시의 의지만큼은 읽을 수 있었다. 지난 2007년 원주시가 자체 개발한 'E·T·S 건강 스트레칭'과 2008년 연세대 운동의학센터에 의뢰해 개발한 '원주시민 건강체조'도 같은 맥락이었다. 보급에는 실패했지만 시도는 인정받았다.
 

 원주시가 'WHO건강도시 원주'를 선언한 건 2005년이었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흘렀다고 볼 수 있다. 건강도시사업을 시작한 당시의 원주시민과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의 원주시민은 건강상태가 달라져 있을까? 매년 시행되는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를 보면 눈에 띄는 변화는 찾을 수 없다. 사실 지자체의 건강도시사업에 큰 기대를 걸긴 어렵다. 하지만 14년이란 세월이 누적됐으면 변화를 이끌어내야 하는 게 맞다. 막대한 세금을 쏟아 부었기 때문이다. 원주시의 기준으로 봐선 그렇다.
 

 원주시가 올해 건강도시사업에 투입하는 예산은 391억8천만 원이다. 2019년 건강도시사업 종합 추진계획에서 원주시는 올해 3개 분야 79개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원주시 경제문화국 건강체육과에서 총괄하며, 32개 부서에서 사업에 참여한다. 추진계획으로 보면 거창하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속 빈 강정이란 걸 금세 알 수 있다. 상당수 사업이 건강도시와 연관 짓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기 때문이다. 가축분뇨 처리, 박경리 문학축전, 국제자매우호도시 교류 등을 건강도시사업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원주시는 이들 사업이 건강도시사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가축분뇨를 처리해 위생적인 환경을 만들고, 박경리 문학축전을 통해 건강한 지역풍토를 만들어 나간다는 논리다.
 

 관점의 차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본지 취재과정에서 만난 시민 중 분뇨처리 사업을 건강도시사업으로 인정한 이는 찾아볼 수 없었다. 400억 가까운 건강도시사업이 부풀려져 있다는 얘기다. 절주잔은 노력만큼은 가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노력이 가상하면 실패로 인한 비난이 차감될 수 있다.
 

 원주시의 건강도시사업은 올해와 같은 행태가 줄곧 반복됐다. 개선의 여지를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 가장 안타깝다. 추진체계가 모호하면 목표를 설정하기 어렵다. 건강도시사업이 그렇다. 원주시는 지금이라도 종합계획을 변경해야 한다. 시민 피부에 와 닿는 건강도시 시책을 제시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대한민국 대표 건강도시가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구체적인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원주투데이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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