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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같은 현실…속이 답답하다

기사승인 2019.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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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험실 유리 상자에 조그마한 흠집이라도 내 연기가 빠져나갈 수 있다면 이제는 무엇이든 시도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릴 때 봤던 만화에 깨끗한 물과 공기를 돈을 받고 파는 걸 본 기억이 있다. 30년이 훨씬 넘은 장면인데도 뇌리에 남아있는 건 당시엔 얼토당토않은, 만화니까 가능한 소설 같은 얘기여서일 것이다. 그런데 만화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다.
 

 적어도 물과 공기는 기본권으로 알고 살아왔다. 그러나 물을 돈 주고 사먹은 지는 한참 됐다. 이제는 공기도 돈을 주고 사서 흡입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요즘 만나는 사람들마다 화제는 미세먼지였다. 추위와 더위는 꾹 참거나 사전에 대비할 수 있다. 추우면 옷을 껴입고, 더우면 옷을 벗으면 된다. 하지만 미세먼지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사는 수밖에 없으니 매연을 한껏 들이마신 것처럼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간다.

 실험실의 쥐를 떠올리게 한다. 신약을 시험하기 위해 정사각형의 유리 상자에 쥐를 넣고 연기를 주입하는 장면이다. 연기 속에서 쥐가 몇 분 동안 생존하는지 지켜보는 실험이다. 내가 마치 유리 상자속의 쥐가 된 느낌이다.
 

 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외출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물을 자주 마시고, 비타민C가 풍부한 과일을 섭취하라는 게 정부의 권고이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야하고, 부모는 직장에 출근해야 하는데 외출을 자제하라니 이게 과연 최선일까 한심스러운 생각이 든다. 그러나 어쩌랴. 할 수 있는 게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니…. 상인들의 속마음은 오죽하랴 싶다. 하루가 멀다 하고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최근에는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에 배달음식을 주문해 먹는다고 한다. 그러니 식당 주인들은 참 죽을 맛이다. 
 

 더욱 두려운 건 미세먼지가 해가 갈수록 점점 심해진다는 점이다. 지난주에는 치악산을 제대로 조망하기가 어려웠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가장 큰 문제라는 건 이제 모두가 안다. 그래서 정부의 미온적 대처를 비판한다. 하지만 우리가 중국을 상대하는 건 바위와 달걀의 대결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라는 것도 안다.
 

 이제는 미세먼지 양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인 노력이 절실하다. 특히 원주는 미세먼지가 매우 심각하기 때문에 현실적인 대안이 요구된다. 내가 생각하는 현실적인 대안은 매연을 내뿜는 차량 운행량을 줄이는 것이다. 자가용 이용을 줄이려면 시내버스 노선체계가 편리해야 한다. 시내버스가 자가용을 탈 때와 비슷하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면 경제적 측면에서라도 시내버스를 이용할 것이다.
 

 아울러 미세먼지가 항상 심각한 건 아니기 때문에 자전거 활성화 대책도 필요하다. 사람 심리라는 게 자전거 이용이 활성화된 환경에서는 자연스럽게 시류에 편승하게 된다. 또한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건 살수차 투입이라고 본다. 미세먼지가 정점인 상황에서는 살수차조차 고맙게 느껴진다. 실험실 유리 상자에 조그마한 흠집이라도 내 연기가 빠져나갈 수 있다면 뭐든 시도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병렬(무실동)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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