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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SOC, 우리 삶을 바꿀 수 있을까?

기사승인 2019.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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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터의 불평등을 줄일 수 있는 생활 SOC 개선 사업은 준비 단계부터 지역주민이 참여해 지속가능한 SOC가 되도록 해야 한다

 

 정부가 지난 15일 "국민 누구나 어디에서나 품격 있는 삶을 사는 대한민국"이라는 비전으로 생활SOC 3개년 계획을 발표하였다. 3년동안 투입되는 국비가 총 30조원, 지방비까지 합하면 48조원의 투자가 이루어질 계획이다.
 

 생활SOC란 사람이 태어나서, 먹고, 키우고, 부양하고, 일하고, 쉬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보육, 교육, 응급의료, 복지, 문화, 체육, 교통시설 등을 의미한다. 정부의 SOC사업이 총선용 선심성 정책이라는 비난도 있지만, 정치적 견해는 차치하고 국민에게 품격 있는 삶을 보장한다는 목표이니, 내용을 상세히 살펴서 정말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을지 논의해야 할 것 같다.
 

 지난해 10월 국토연구원에서 '기초생활SOC 10분 내에 이용 가능한가?살기 좋은 삶터의 조건'이라는 제목으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는 살기 좋은 삶터가 되기 위해서 갖춰야 할 기초생활SOC를 10개 유형(보육시설, 노인복지시설, 응급의료, 병원, 보건소, 공공도서관, 체육시설, 공원, 문화시설, 공공주차장)으로 규정하고, 시민이 주거지에서 차량으로 10분 내에(도시지역 3㎞, 군지역 5㎞) 접근할 수 있는지를 평가 기준으로 삼았다.
 

 이 기준으로 전국을 분석한 결과, 대도시를 벗어나면 기초생활SOC 혜택을 누리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강원도와 경상북도가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주시는 접근성 종합점수 10점 만점에서 2점~4점을 얻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필자가 살고 있는 지정면을 기준으로 10분 내 거리에서 이용할 수 있는 기초생활SOC를 떠올려보니, 유치원·노인복지관·보건소·주차장 등은 있지만, 도서관·문화시설 등은 거의 없었다.

 서울 생활과 비교해 보면, 문화적 혜택을 근거리에서 누릴 수 있는 상황은 거의 불가능한 편이다. 지방에서 전원주택에 살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지만, 사회적으로 기초생활SOC의 불균형 속에 살고 있었던 것이다. 이는 사람들이 지방을 기피하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2018년 1인당 국민소득 3만불 시대에 진입하였으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소득 최하위 20%는 가구 월평균 명목소득이 전년 대비 17.7% 감소한데 반해 최상위 20%는 통계 작성 후 가장 큰 폭인 10.4% 증가했고, 대다수 서민계층은 성장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극화가 심화 될수록 기초생활SOC를 갖추어 누구나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하고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이 삶터의 불평등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막대한 초기 건립 비용이 투입되어야 하는 SOC 사업을 무조건 환영만 할 수 없다. 정부에서 국비를 많이 지원한다고 하지만, 건립 후 운영 인력과 비용은 고스란히 지방자치단체가 감당해야 하는 몫이다.
 

 따라서 생활SOC는 건립 계획을 준비하는 단계부터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세부적이고 종합적으로 검토해 수립해야 한다. 지역주민이 참여하여 지속적으로 운영 가능한 내실 있는 SOC가 만들어져야 한다. 여주시 산북면의 경우, 도서관과 노인복지관을 복합시설로 운영하고 있는데, 도서 이용뿐만 아니라 다양한 독서·문화프로그램을 운영, 지역공동체 중심센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역의 특수성으로 고려하여 꼭 필요한 시설들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SOC 계획이 나와야 우리의 삶의 수준을 높일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선심성 정책으로 전락할 수 있다. 수원시는 생활SOC추진단을 5개 분과 43명으로 구성하여 전략사업 발굴, 생활SOC가이드라인 수립 등 체계적으로 준비하면서 국·도비 확보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원주시도 준비하고 있겠지만, 낙후된 지역의 생활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기 바란다. 또한 시민들도 우리의 삶터를 풍요롭게 바꾸는 일이므로 주인의식을 가지고, 협동조합 메카의 정신을 살려서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이다.

류희경 중천철학재단 사무국장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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