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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론뉴스 제작자 이광원 씨

기사승인 2019.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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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뉴스 제작해 주민의식 환기…주민 간 소통 촉진

   
 

"속 이야기 시원하게 풀어드립니다"

"유기질 비료, 돈 내고 사지 마시고 국가와 지자체에서 지원해주니 꼭 신청하시길 바랍니다. 며칠 안 남았습니다." 부론마을방송국 부론뉴스의 한 장면이다. 패딩 점퍼에 묶은 머리, 구수한 시골 발음으로 마을 뉴스를 전하는 이. 바로 부론뉴스 제작자 이광원(58) 씨다.

그는 작년 10월부터 부론뉴스를 만들어 부론면민에게 제공하고 있다. 2천300여 명의 면민 대다수가 농업에 종사해 농업·농촌의 소소한 이야기가 주된 소재이다. 부론면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농협 대의원 선거에 누가 나오는지, 부론면 주민들의 애로사항은 무엇인지….

주민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 준다. 뉴스서비스를 시작한지는 얼마 안 되지만 단골 시청자가 100명이 넘는다. 이는 부론지역 카카오톡 사용자의 절반에 해당되는 규모다.(그는 카카오톡으로 방송뉴스를 전달하고 있다)

이 씨는 "부론면 손곡리에서 법천리 사이 과속방지턱이 20개나 돼 이 문제를 꼬집은 적이 있다"며 "주민들 마음속엔 있는데 차마 꺼낼 수 없었던 얘기들을 뉴스로 내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씨가 부론뉴스를 만들게 된 것은 지역신문에 대한 애정 때문이다. 상지대를 졸업하고 1997년 원주 최초로 '원주여성신문'을 창간하기도 했다. 당시 광고 수입만 넉넉했어도 농사꾼이 아닌 전업 언론인으로 이름을 날렸을지도 모른다. 신문업을 그만둔 후 시골에 정착해 지금까지 평범한 촌부로 살고 있다.

지역 언론에 다시 관심을 갖게 된 건 자녀들 때문이었다. 두 딸이 성장하면서 영화·영상에 관심이 많았고, 대학도 신문방송학과에 진학하면서 자연스레 옛 꿈을 떠올리게 됐다. 그러다 2017년 강원도 마을공동체 활성화 사업에 도전해 부론신문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이 씨는 "강원도 지원 사업이 끝나 지금은 신문은 못 만들고 방송에만 전념하고 있다"며 "최대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나만의 스타일로 마을 소식을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대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나만의 스타일로  마을 소식을 전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뉴스를 통해서 그는 속에 있던 말들을 거침없이 쏟아 낸다. 부론면은 1995년 시·군 통합 이후로 발전이 정체된 지역이다. 부론면 전체 예산도 매해 5억 원에서 5억6천만 원 사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면 발전을 위해서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쏟아내지만, 이를 실행할 자본이 부족하니 마음속에만 담아두는 게 보편화됐다.

그래서 그는 뉴스를 통해 '농민수당 도입' '지광국사탑 부론 환수' '청소년공부방 지원' 등을 이야기 한다. 그는 "한 사람 두 사람이 발판이 돼 주민 전체가 이 문제들에 매달려야 하는데 지금은 그런 논의 과정 자체가 없다"며 "방송을 통해서 지역 문제를 환기하려고 최대한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시청자들은 우스갯소리로 "캐스터가 그렇게 버벅거리면 냅다 달려가서 술 사주고 싶어져요" " '인자~~~' '아~~~' 추임새 좀 그만해주세요. 보다가 숨 넘어 가겠어요"라고 피드백을 전해준다. 하지만 마음속에 있는 말을 대신해 주니 고마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행여 뉴스에 자기 얼굴이라도 나오면 TV에 나왔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뉴스 제작자로서, 마을뉴스를 전하는 기자로서 하늘을 찌르고도 남을 기백을 지녔다. 하지만 아내 앞에만 서면 하염없이 움츠러드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컴퓨터 앞에서 뉴스를 편집하는데 "바빠 죽겠는데 신문이니 방송이니 여기에만 매달리면 소는 누가 키우냐"는 눈초리에 뒤통수가 뜨거워진다고. 그래도 '하지 말라'는 말을 꺼내지 않는 것을 보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고 했다.

이 씨는 "이제는 요령이 생겨서 집사람 목욕간 후 뉴스를 편집한다"며 "두 딸도 방송에 대해 이것저것 코치해 줘 힘이 난다"고 말했다. 이 씨는 부론 주민들이 스스로 방송에 참여해 부론마을방송을 알차게 꾸미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유튜브와 페이스북, 카카오TV 등에서 '부론뉴스'를 검색하면 시청할 수 있다.

최다니엘 기자 nice4s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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