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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소통과 성숙한 시민의식을 기대한다

기사승인 2019.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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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등을 촉발하는 다양한 요소 중 가장 큰 요인은 소통 부재…목소리를 높이고 보자는 비정상적 관행은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지난겨울 강원도에서는 평창동계올림픽 1주년 행사 문제로 한바탕 소동이 있었다. 평창 주민들이 도가 추진하려던 올림픽 1주년 기념식 행사에 반발한 것이다. 이들의 주장은 평창에 강릉과 동일한 예산을 배정하고 주요 인사들이 평창 개막식에 참석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올림픽 당시 강릉에서 평창의 지역명을 삭제하고 대회명을 사용한 것이 발단이었고, 양 지역의 오래된 지역감정의 골은 사태를 악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했다.
 

 올림픽을 함께 치렀던 정선 또한 갈등이 진행형이다. 정선의 유일한 올림픽 시설인 알파인 경기장을 복원한다는 정부의 입장에 지역 주민들은 도에 해결방안을 요구한 것이다. 시위에 참석한 주민들은 도가 3자적 입장의 태도를 보였다고 강한 반발을 했다. 그들은 사회적 합의기구라는 틀을 조성해 정선 지역과 정부 간의 강대강 구조를 해소하고 그 안에서 합의점을 찾아보자는 도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고 물리력을 행사했다.
 

 최근에는 동해안 산불로 인해 피해를 입은 속초, 고성 주민들이 지사실을 향해 돌진을 했다. 이유는 도지사가 지역 방송에 출연해 산불 원인에 대한 입장을 모호하게 취했다는 것이다. 산불 피해가 천문학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지원을 더 얻어내려면 경우의 수를 복합적으로 계산할 수밖에 없는 것이 도의 입장인데 주민들은 기다려주지 않았다.

 이렇듯 도에 대한 지역의 다양한 요구와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이는 도내 타 시·군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필자는 지난해 8월부터 도지사 정무특보로 새로운 길을 걷고 있다. 굳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 묻지 않아도 위에 제시한 간략한 사례에서 보듯 그 현장에는 누구보다 빠르게 달려가고 대응해야 하는 것이 입장이다.

 성난 지역 주민들에게 멱살을 잡히기도, 때로는 감금(?)을 당하기도 한다. 감정이 최고조에 이른 주민들은 어떠한 대화에도 응하지 않는다. 여러 차례 대화를 시도하고 협상안을 제시하면 결국 의견을 좁히는 단계에 이른다. 각자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차선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판단으로 문제는 일단락된다. 대화와 타협을 시도하지 않고 목소리부터 높이는 주민들과 지방정부의 반복되는 갈등 현장에서 공복(公僕)이라 일컫는 필자와 같은 이들은 피로감이 계속해 누적돼 간다.
 

 갈등을 최소화 시키고 해결하는 방법은 없는가? 갈등을 촉발하는 다양한 요소 중 가장 큰 요인은 소통 부재로 꼽을 수 있다. 그렇다면 해결방법은 소통이다. 지방정부는 지방자치가 담보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주민이 원하는지, 지역에 필요한 사업인지, 타당성이 담보돼야 함에도 관의 시각에 맞춘 행정에서 출발하면 주민들은 반발하기 때문이다. 지역의 이익을 위해 대화보다는 실력행사를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합당한지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주민은 시에, 시는 도에, 도는 중앙정부를 상대로 목소리를 높이고 보자는 비정상적 관행은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오래된 관료주의의 한계를 넘지 못하는 이유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물리적 행사일 수 있지만 이는 후진국 수준의 의견 개진 행태이다. 이에 대한 행정력 손실과 영역의 축소화,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사회적 비용의 증가는 결국 주민들의 몫으로 귀결된다.
 

 지방자치가 재부활된 지 28년의 시간이 흘렀다. 성숙한 민주주의 정착과 지방자치의 완성을 위해 지방정부와 주민은 새로운 관점을 이해해야 한다. 효율성보다는 대등한 수준의 신뢰관계 구축이 필요하다. 물리력보다는 대화와 타협을 지향해야 한다. 지방정부의 강력한 소통정책과 성숙한 시민의식을 기대한다.

구자열 강원도지사 정무특보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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