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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경쟁, 모두가 피해자

기사승인 2019.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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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홈쇼핑과 여행사에서 '초저가 여행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현지에서 만났던 가이드들은 하나같이 초저가 여행상품의 구조적인 개선을 호소했다.
 

 동남아 여행 3박5일 상품 가격이 30만원대인 것이 있다. 그렇다면 이 여행 상품의 현실적인 가격은 어느 정도일까? 항공료+숙박료+차량+식사+관광지+가이드팁+회사수익 까지 생각하면 아무리 저렴하게 책정해도 120만원을 넘는다는 것이 현지 여행 가이드들의 이야기다. 가격 차이가 많은 여행 상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여행지 관광을 간 것인지, 쇼핑 관광을 간 것인지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쇼핑 일정이 잡혀 있고, 과도할 정도로 많은 옵션을 강요하게 된다. 
 

 10여 년 전만 해도 상당수 현지 여행사는 소속 가이드에게 일비를 지급했다. 여기에 손님들이 걷어주는 팁도 있어, 무리한 쇼핑이나 선택관광(옵션)을 강요하지 않아도 될 만큼 수입이 괜찮은 편이었다. 당시 100만원 이상 가던 여행 상품이 요즘은 홈쇼핑이나 과장 광고를 통해 절반이하의 상품을 쏟아 내면서 원가이하로 상품가격이 떨어졌다.
 

 또한 현지 수익구조가 나빠지자 가이드에게 지급하던 일비를 없애고, 손님이 쇼핑해서 수익이 발생해야 돈을 버는 시스템으로 전환되었다. 이미 항공권 가격은 항공사에서 여행사에게 주던 판매수수료 지급제도가 없어지다 보니 여행사와 소비자가 동일한 가격에 거래하고 있다. 따라서 쇼핑과 옵션을 통해 얻은 수익금으로 '지상비'라 불리는 현지 여행경비 적자를 충당할 수 밖에 없다.

 이런 구조에서 관광객들은 1인당 400~500불 정도를 써줘야 하는 상황이 됐고, 손님이 일정 금액 이상 쇼핑이나 옵션을 하지 않으면, 나머지 적자를 현지여행사나 가이드가 떠안게 된다.
 

 결론적으로 보자면 100만원 정도의 상품을 30만원정도에 판매한다는 것은 결국 현지에서 다른 명목으로 소비자에게 70만원을 메꾸게 한다는 것이고, 초저가 과잉경쟁으로 인해 소비자, 여행사, 현지가이드 등 모두가 직·간접적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이런 구조적 문제점을 여행업계 자정작용만으로 해결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소비자 스스로가 이런 상품을 외면하여 자연스럽게 가격 경쟁이 아닌 특별한 테마나 합리적인 가격과 특징을 내세운 상품 경쟁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문제해결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임용수 모두투어 원주예약센터 대표 wonju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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