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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노동절과 탄력적 근로시간제

기사승인 2019.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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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1일은 제129주년 세계노동절이었다. 1886년 미국 시카고 노동자 30여만 명이 '8시간 노동제'를 요구하며 총파업을 단행했던 역사를 기억하기 위한 날이다. 당시 노동자들은 하루 평균 12시간~16시간 노동을 하고 있었다.

 많은 노동자들이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투쟁했고, 과정에서 많은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그 울림은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지금은 상식처럼 되어 있는 '8시간 노동제'는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 바로 전 세계 노동자들이 피로 쓴 역사의 결과물이다.   
 

 민주노총은 5월1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주요 도심에서 세계노동절 기념대회를 가졌다. 주요 노동현안인 ILO(세계노동기구)핵심협약 비준, 비정규직 철폐, 최저임금 현실화 등의 요구를 외치며 거리를 행진했다. 민주노총의 요구 중에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를 반대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이는 최근 국회에서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확대하는 내용으로 근로기준법을 개정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란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근로시간을 고무줄처럼 늘리거나 줄일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를 말한다. 그러나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노동자들의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실질임금 하락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현행 근로기준법에서도 매우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서 부분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정부와 여당에서는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확대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데, 기존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허용하는 단위기간을 '3개월'로 한정하고 있던 것을 '6개월'로 확대하고, 해당 기간에는 근로시간이 늘어난다 하더라도 연장근로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 법 개정의 주요 내용이다.

 더 심각한 것은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을 '1년'으로 확대하여 사실상 1년 내내 근로시간을 사용자 편의대로 요동치게 만들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의 실질임금도 하락하도록 법을 개정하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노동자들은 대부분 중소영세사업장에서 종사하고 있다. 이들은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8시간 노동제도 사실상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8시간만 일해서는 생존할 수 없는 저임금을 받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장시간 노동을 감수해야 하고, 장시간노동으로 발생하는 이러저러한 수당으로 생계비를 충당하고 있는 것이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의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당도 없이 근로시간만 늘리는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확대는 노동자들 삶을 더욱 벼랑 끝으로 내몰 수밖에 없다.  
 

 한편에서는 '사회양극화를 해결하고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하는 정부와 여당이 다른 한편에서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것, 이것은 기만이다. 이에 더하여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더욱 확대하라고 목소리를 내고 있는 자유한국당의 행위는 죄악이다.
 

 8시간 노동만으로도 충분히 생존할 수 있는 노동자 임금의 현실화,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고용의 확대와 삶의 질의 개선, 이것이야말로 사회 양극화의 해소이자 경제 살리기의 출발점 아닌가? 129년 전 세계 노동자들에게 노동시간 단축은 처절한 생존의 문제였다. 그 외침은 129년이 지난 지금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

정인탁 민주노총 원주지역지부 지부장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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