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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년 전 노동자의 꿈

기사승인 2019.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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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1일 제129주년 세계 노동절 기념식은 '원주시민과 함께하는 노동가족 한마음 축제'로 치러졌다. 노동자들만의 자축 행사가 아닌 모든 시민이 동참해 즐기고 소통하고자 마련된 행사였다. 노동자와 노동의 숭고한 가치를 되새기는 시간을 통해 상생과 협력을 중시하는 노사문화가 확산되고 있음을 알리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5월 1일 노동절은 1890년부터 노동운동을 기념하는 날로 이어져 오고 있다. 노동자의 인간다운 생활을 위해, 임금인상을 동반한 8시간 노동제를 위해, 직업의 안정성을 촉구하기 위해 노동자 스스로 만들었다. 사회적으로 노동자의 노고를 위로하며 우리의 사기를 진작하기 위해 전국 지자체에서도 노동절을 기념하고 있다.

 한 때는 권력과 기득권세력의 거부감으로 노동절이라는 이름마저도 근로자의 날로 바뀐적이 있었다. 노동자란 오랫동안 하층계급의 이름이었고 때로는 불순한 세력으로 취급받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리하여 날짜도 이리저리 바뀌다가 1994년에야 비로서 5월 1일로 자리잡게 됐다.
 

 그렇다면 노동자들이 스스로의 권리를 찾기 위해 일어선 그날로부터 129년이 흐른 지금 우리의 노동환경은 과연 어떠한지 묻고 싶다. 129년 전 노동자들이 꾸었던 꿈도 지금 노동자들이 꿈꾸는 것도 모두 하나 일 것이다. '노동자들이 존중받는 사회' '노동자의 권익이 늘어나는 사회' 말이다.  5월 1일이 노동절이라는 인식은 많이 개선되었으나 아직도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온전히 받지 못하는 탓에 노동절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원주시를 포함한 강원도내 사업체 분석결과에 따르면 93%에 이르는 사업장이 10명 미만인 영세사업장이다. 5인 미만 기업을 포함한 10인 미만 기업의 종사자는 47%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근로자의 임금 또한 전국 평균보다 상당히 밑돌고 있다. 이러 하니 우리시의 노동환경이 얼마만큼 열악한지 짐작할 수 있다. 
 

 또한 부끄럽게도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노동환경 측면에서 OECD 하위권을 달리고 있다. 장시간의 노동시간과 파견, 도급 등의 이름으로 비정규직,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은 점점 늘어만 가고 있다. 고용안정성 면에서 매우 열악한 노동환경을 갖춘 셈이다.
소득주도 성장을 외치며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열겠다던 정부는 5개월 만에 최저임금에 상여금과 복리후생비을 포함시켰다. 저녁있는 삶(휴식있는 삶)을 만들어 주겠다며 주 52시간을 외치던 정부는 탄력근로제 확대를 통해 근본 취지를 무의미하게 만들려 하고 있다.

 이러한 노동정책에 국민들은 실망하고 있으며 정부가 과감한 개혁으로 나가지 못하는 사이에 노동존중이라는 목표는 점차 희미해져 가고 있다.
노동환경이 안정화되고 노동자의 권리와 의무가 보장 될수록 효율적으로 노동생산성은 향상된다. 이로 인해 사회양극화는 점차 줄어들게 될 것이며 노동자들의 권리와 의무가 확실히 보장된 안정된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129년 전 노동자들이 꿈꾸던 세상은 아직도 요원한 것인가 생각하게 된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경제적 여유와 번영은 우리의 선배들이 한시도 쉬지 않고 돌아가던 공장의 기계속에 파묻혀 피와 땀으로 세워 이루어진 것이다. 이들의 노고가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노동자들이 제대로 대접 받으며 모든 노동자가 당당하게 자신이 일한 만큼 충분한 댓가가 이루어지는 사회가 만들어지길 기원한다.

석승희 한국노총 원주지역지부 의장 wonju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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