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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이순복 씨, 헤어진 아들 상봉

기사승인 2019.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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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중국서 이별…12년만에 해후

   
▲ 11살 때 헤어진 뒤 스무살이 된 아들 윤성길 씨를 만난 이순복 씨.

"엄마, 효도하며 살께요" 

2007년 탈북해 원주에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이순복(53·본보 2018년 4월 2일 피플앤피플 보도) 씨가 꿈에 그리던 아들을 만났다. 지난달 29일 인천공항에서 아들 윤성길(20) 씨와 재회한 것. 북에 압송당할 위기에 아들과 헤어진 지 12년만이다.

이 씨는 2001년 탈북해 2007년까지 중국에 정착했다. 두부 장사를 하며 생계를 이어갔고 중국인 남편을 만나 아들도 낳았다. 같은 처지의 탈북민을 돕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다 그녀가 도움을 준 탈북 커플이 북에 발각돼 이 씨도 압송될 위기에 처했다. 어쩔 수 없이 혈혈단신 한국으로 넘어와야 했다.

중국에서 넘어올 때 그녀의 아들은 11살이었다. "엄마 병원 갔다 올 테니 아빠랑 있어." 이 한 마디가 마지막 인사였다. 남한행 계획을 알리면 아들까지 위험해질 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한국살이에서 여유가 생기자 아들을 데려오려고 애썼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편지로, 전화로 아들과 연락을 취했어도 마음 한 구석은 늘 허전했다.

아들 윤 씨도 성년이 되면 어머니를 돕겠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 열한 살 때 헤어져 어느새 스무 살이 된 윤 씨는 "엄마 잘 지내셨어요? 이제는 제가 곁에서 도와드릴께요"라고 상봉인사를 건넸다. 두 사람은 얼싸안고 공항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윤 씨는 한국에 오면서 어머니와 할 일을 많이 계획했다. 중국에 있을 때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바다도 이 씨와 함께 경험했다. 여러 가지 궁금한 것이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지만 지금은 어머니로부터 식당 일을 배우며 자립을 꿈꾸고 있다.

이 씨는 "아들에게 가게 하나 차려주겠다고 하니 제 힘으로 식당을 차려 효도하겠다고 한다"며 "안 본 사이 많이 어른스러워져 대견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마음이 찡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들과의 상봉은 어머니 이 씨에게도 복으로 다가왔다. 지난 10~11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 챌린지컵 국제요리 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차지했기 때문. 이 씨는 "복덩이 아들이 찾아와 좋은 상을 탈 수 있었다"며 "그간 못 다한 아들바라지를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다니엘 기자 nice4sh@naver.com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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