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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운동 17주년을 맞으며

기사승인 2019.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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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하고 따뜻한 공동체를 위해

 

 2002년에 '시민서로돕기운동'으로 시작한 천사운동이 올해로 17주년이 되었다. 그동안 누적 후원자는 백만 명이 넘었고, 후원금 역시 백억 원이 넘었다. 원주에서 시작된 천사운동은  타 시도의 소액다수 기부문화 활성화의 선두가 되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소중한 기부가 '기부문화'이다. CARLA와 Damen L.이 설명한 정의에 따르면,  기부문화는 "한 사회 구성원들의 나눔에 대한 인식이나 행동, 그리고 상호작용을 통해 나눔이 사회적인 보편성을 가지도록 하는 행위"라고 한다. 즉 사회구성원들의 나누는 행위는 외부의 권력이나 압력에 의해 일시적, 의도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닌 구성원들의 '가치판단'에 의해 자발적으로 발생하는 보편적 사고의 행위이다.
 

 기부문화는 국가재정 복지를 보완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사회적 통합을 이루는 높은 수준의 가치가 있다. 건강하고 따뜻한 공동체를 위해 소액기부는 이미 일반화되어 있어 만약 이 글을 읽는 분이 정기 기부자가 아니라면 다 하고 있는 일을 안하고 있는 소수의 사람에 속할 가능성이 크다.
 

 한 사람이 1,004원씩 내는 것이 너무 적어서 무언가를 바꾸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부자들에게서 큰 돈을 받아야 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작은 돈은 작은 대로 의미가 있고, 큰 돈은 큰 돈대로 쓰임이 있다. 우리가 잊지 않아야 하는 것은 기부금을  내는 사람의 효용이 중요한 게 아니라 받는 사람 즉, 쓰이는 곳의 효용이 중요한 것이다.
 

 비록 나에게 작은 것일지라도 남에게는 정말 큰 쓰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내 지갑에서 굴러다니는 동전 몇 개지만 저개발국 아이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그런 예이다. 이렇듯 소액기부는 전체로 본다면 절대 '소액'이 아니다. 기부는 물질의 빈곤을 채우는 것이 아닌 관계의 빈곤을 해결하고 공존의 가치를 고민하는 것이다.
 

 거대담론 대신 일상의 가치를 소중히 하는 것이 요즈음 트렌드이다. 기부라는 사회적 행위에서도 가볍고 재미있게 기부할 수 있는 방법들이 다양하다. 남보기 부끄럽지 않은 거액을 자기희생적 결단으로 내놓는 것이 기부라는 관념은 기부 자체를 끊임없이 미래의 일로 유예하게 만드는 핑계가 된다. 여유가 생기면 도와야지 하지만 때가 되면 또 다른 핑계가 생긴다. 적은 액수라도 일단 부담없이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그깟 몇 푼 되지도 않는 돈 창피하지 않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단돈 1,004원이라도 안 하는 것보다는 하는 게 낫다. 기부도 훈련이 필요하다. 1,004원이 익숙해지면 1만원을 하게 되고, 10만원, 100만원으로 점점 액수를 늘려가게 되는 것 같다. 훈련이 안 돼 있다면 수천억원대 부자가 된다 해도 기부는 하지 못할 것이다. 기부란, 특히 소액기부란 자연스럽고도 당연한 행위가 되어야 한다.

양주연 시민서로돕기 천사운동본부 팀장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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