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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의 파수꾼이 되고자 합니다

기사승인 2019.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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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합원 복리증진을 위해 존재하지만 나아가 지방공무원으로서 내가 사는 곳의 시민으로서 지역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

 

 원주시청에는 공무원을 조합원으로 하는 노동조합이 있습니다. 민주노총에 가입되어 있으며, 공식 명칭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강원지역본부 원주시지부입니다.

 1999년 '공무원직장협의회'로 시작하여 부정부패 척결과 공직사회 개혁을 기치로 2002년 3월 23일 노동조합을 창립하여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2004년 11월 노동3권 보장과 민선시장의 전횡에 대한 저항으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총파업에 참여하여, 집행부 2명 파면과 395명의 직위해제라는 초유의 희생자를 낸 곳이 원주시지부이기도 합니다.

 15년이 지난 지금도 직원들 가슴에 되돌아보기 싫은 깊은 상처가 되었으며, 그러한 결과에 대해 지금까지도 노조 집행부의 판단착오이다, 그래도 원주시지부는 올곧은 마음을 지켰다 등으로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외부에서는 공무원 노동운동의 성지로까지 불리고 있지만, 이 여파로 원주시지부는 2004년 총파업 당시 1천 명 이상의 조합원을 보유하였으나 집행부 구속, 지부사무실 폐쇄, 조합원 징계 등의 투쟁과 질곡의 역사를 써나가며 2018년 6월 법내 노조로 복권 당시 300명 남짓의 조합원만이 지부를 지키고 있는 쇠락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열심히 싸울수록 패배하면 상처만 커진다는 교훈의 댓가 치고는 너무나 컸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혼란스럽고 암울한 상황에서 꿋꿋이 버텨온 몇 안 되는 원주시지부 선배들에게 경외감과 존경심을 표합니다. 이들의 헌신으로 인해 다행히 원주시지부가 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재 원주시지부는 법내 노조를 계기로 반등하고 있습니다. 노조 집행부의 세대교체와 함께 지난해 어느 지부보다 먼저 노사단협을 체결하여 직원 복지향상과 권리 찾기에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차츰 신규직원들의 동참이 늘어나고 있고, 탈퇴했던 기존 조합원들도 다시 가입하여 현재 765명의 직원이 조합원으로 있습니다. 연내 원주시지부 목표인 1천 조합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원주시지부가 이렇게 1천 조합원을 목표로 하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습니다. 안으로는 직원 권익향상과 공정한 인사운영을, 밖으로는 시장과 의회를 견제하여 원주시민이 잘못된 정책의 담보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원주시지부가 힘이 있어야 하며, 이는 곧 조합원의 숫자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내부적으로는 조합비 사용 공개, 조합 간부의 사익추구 행위 감시 등을 통해 건전한 지부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1995년 6월 이래로 지방자치제가 시행되면서 민선시장 취임, 지방의회 구성이라는 지방정치 큰 물줄기가 세워져 원주시의 나아갈 방향이 결정되고 있습니다.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지역이 지역의 정책을 스스로 결정하면서 지역 현안 해결, 지역 활성화에 기여한 측면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반대로 정치가 민선시장과 의원을 앞세운 지역의 힘 있는 소수의 이익집단에 좌우되는 비상식적인 정책이 추진되는 경우도 많이 있었습니다. 여기에 원주시의 일부 공무원들도 진급과 금전이라는 달콤한 미끼를 물고 잘못된 정책에 눈감거나 동조하면서 비상과 추락을 반복하였습니다.
 

 원주는 특별한 곳입니다. 멀리는 고려시대 원충갑, 임진왜란 김제갑, 원호 등이 국난을 극복하기 위해 싸운 곳이며 일제에 저항으로 민긍호의 서울진공작전이 있었던 곳도 이곳입니다. 동학 2대 교주 최시형의 마지막 포교지역 또한 원주이며, 천주교의 초기 성지 중 하나도 원주입니다. 근대에 와서 유신에 저항한 지학순, 장일순이 있고 무위당 선생의 생명사상을 이어받아 우리나라의 협동조합 운동이 시작된 곳이 바로 원주입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원주시지부는 이러한 원주의 파수꾼이 되고자 합니다. 조합원 복리증진을 위해 존재하지만 나아가 지방공무원으로서 내가 사는 곳의 시민으로서 지역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자 합니다. 오늘도 원직 복직을 위해 여의도에서 장맛비를 맞으며 투쟁하고 있는 파면 15년째의 선배를 생각하며 글을 마칩니다.

문성호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원주시지부 사무국장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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