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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문화도시 순회포럼 신(新)원주유람단 참여 후기

기사승인 2019.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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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스터키를 찾아라

 

 좋은 기회를 통해 신원주유람단 전주행에 함께 하게 되었다. 뜻밖의 동행에 막연한 걱정도 잠시. 원주 문화를 함께 고민하고 더 나아가는데 뜻을 보태려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음에 놀랐다.
 

 전주 노송동 선미촌, 팔복예술공장, 서학동 예술마을을 보면서 새삼 '공간'이 주는 힘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장소 자체의 존재감도 무시할 수 없으나 그 안에서 사람들이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것은 이들의 힘을 한 곳에 모아 인큐베이팅 할 수 있는 공간의 발견 또는 만듦이 선행 조건이 아니었을까?
 

 문화, 도시, 재생의 관점에서 동행하는 방안 중 하나로 원주 시민 다수가 공감하고, 가시화할 수 있으며 확장성이 수반되는 대상을 먼저 정하면 좋겠다. 그 도화선으로 나는 '유휴 공간'을 꼽고 싶다.
 

 내가 활동하는 원주옥상영화제는 공간이 주는 힘이 압도적인 행사이다. 영화 자체가 보고 싶어서 오는 이도 있지만, 상당수는 도심 속 옥상이라는 익숙한 듯 생경한 공간이 주는 특별한 경험에 매료되는 경우가 많다. '옥상' 하면 떠오르는 고정된 역할과 존재감을 뒤집어 기존의 도식에서 벗어난 색다른 즐거움을 만들어 내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기도 하다. 이렇듯 공간은 문화, 도시, 재생과 접점이 많은 대상이다.
 

 

 대학생, 문화기획자, 혹은 다양한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원주 청년들의 대표적인 고민 중 하나는 이들이 마음껏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이 마땅히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 카페에서 시간당 비용을 지출하며 제한적 이용을 하거나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긴 했으나 비용 문제로 꾸준히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사소한 생각을 하나 보태자면 단계동 옛 합동청사 건물을 지나칠 때마다 쓰임 없이 자리를 지키는 모습이 매우 안타깝다. 기존에 여러 부서 사무실로 쓰였을 여러 공간이 탐나고 주차장과 원주 번화가에 있는 접근성까지 뛰어난 요건을 두루 갖춘 이런 공간에 새로운 문화 바람이 불면 좋겠다.

 문화를 기획하고 콘텐츠를 생산하는 이들에게는 코워킹 스페이스, 그 결과물을 음미하고 소비하는 원주 시민들에게는 문화 커뮤니티 공간, 원주를 찾은 타지 사람들에게는 초대와 환대의 숙박 공간 등 층별 또는 용도별 공간을 재구성할 수 있다.
 

 유휴공간은 흘러간 도시의 숙명이자 문화도시로 나아갈 가능성을 품은 '마스터키'와 같다. 이러한 시도 자체가 결국은 재생이기도 하다.

이효정 문화활동가 wonju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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