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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리 이현철(58) 씨

기사승인 2019.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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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창작아트센터' 꿈 꾸는 발명왕

  괴짜 발명가, 한국의 레오나르도다빈치, 창작 발명왕.
흥업면 사제리 이현철(58) 씨를 부르는 호칭은 많다. 못하는 게 무엇일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이씨는 할 줄 아는 게 다양하다. 발명, 만들기, 판화, 그림, 글쓰기…. 이 씨의 사제리 1천320㎡ 규모의 집과 마당은 삼새마을 예술센터다. 빨래자전거, 에어 자동차, 하늘을 나는 자전거, 울고 싶은 해바라기, 이야기가 있는 판화, 양철로 만든 고니 등 마당에 들어서니 낯선 풍경이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다재다능한 이 씨는 말솜씨가 좋은 어머니와 목수였던 아버지의 유전자를 그대로 이어 받았다. 어릴 때부터 어깨 너머로 아버지가 무엇인가를 만들고 고치는 모습을 늘 보고 컸다. 새벽4시 정도가 되면 문막, 부론에서 사람들이 찾아와 일을 부탁했다. 일을 워낙 꼼꼼하게 잘하는 데다 실력이 좋다보니 사람들의 요청이 끊임없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아버지와 마당에서 뚝딱뚝딱 무엇인가 만들며 자랐고 재밌었다. 자연스럽게 기계공학을 전공했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은 일상이 됐다. 서울 대기업 연구소에서 일을 하다 IMF와 함께 서울 생활을 접었다. 1997년 원주로 내려오면서 이 씨의 본격적인 발명은 시작됐다.

 한 달에 2~3건의 발명품을 만들었고 다른 사람에게 아이디어도 꽤 많이 줬다. 도면을 그려서 실용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방법까지 설명해 관련 기업 연구소에 보내기도 했다. 이 씨는 "전동 퀵 보드도 90년 대 초에 내가 생각해서 아이디어를 줬었다.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지만 내 아이디어가 제품 생산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도 꽤 된다"고 설명했다.
 

 이 씨가 원주에 내려와서 처음 만든 것은 한번 사랑을 하면 천년을 사랑한다는 고니 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눈에 띄는 것이다. 외양간이었던 곳을 양철 하나하나를 이어 고니 모양을 한 양철지붕을 만들었다. 양철로 만들었기 때문에 천년이 지나도 고니의 사랑처럼 그대로 있을 것이라는 게 이 씨의 설명이다.
 

 

 이외에도 문을 열고 닫을 때의 바람을 이용해 전기불이 켜지는 것도 있고, 옥수수 모형을 한 큰 조형물은 물뿌리개다. 버려진 컴퓨터 부품과 키보드 등을 이용한 설치 미술 60여 점이 마당 곳곳에 전시돼 있다. 이 중 이 씨가 가장 아끼는 작품은 1미터 높이의 나무로 만든 탑이다.

 못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고 나무 조각을 깎아서 만들었다. 아버지가 지었다는 한옥 벽은 이씨의 작품 전시장이다. 판화 70여 점을 비롯해 한국화 등 곳곳에 이야기가 있는 그림이 빼곡히 걸려있다. 작품 마다 스토리가 있고 집을 한 바퀴 둘러보고 나면 한 편의 동화를 보는 듯하다.
 

 한 번 말을 시작하면 책 한권을 읽는 듯 말을 잘하는 어머니를 닮아 글쓰기에도 남다른 재능이 있던 이 씨는 최근 성공의 꿈을 그린 장편 시나리오 '모래인형'을 펴내기도 했다.
 

 

 2013년에는 평창비엔날레 대지미술 및 현장 설치팀으로 일하기도 했고, 세종시 종합청사 광장 연자 맷돌과 화합 조형물을 가공 설치하기도 했던 이 씨는 "재밌으니 할 수 있는 것이다"면서 "내가 사는 삼성동은 신라 말 도선국사가 세 번 살피고 간 동네로 풍수의 고장이다. 그래서 이 마을은 전쟁 피해도 없었고 수해 피해가 있었던 적이 없었을 만큼 살기 좋은 곳이다. 발명을 하거나 창작활동을 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환경은 없다"고 말했다.
 

 이 씨는 과학창작아트센터를 조성해 누구나 와서 작품을 감상하고 창작활동을 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발명을 한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서연남 시민기자 wonju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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