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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톱지도, 제대로 만들자

기사승인 2019.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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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생태현황(비오톱)지도는 원주시의 아킬레스건이다. 지난 2007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공을 들였을 뿐만 아니라 9억 원이란 막대한 세금을 쓰고도 전혀 활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5년간 투입된 원주시 행정력과 갈등을 야기한 사회적 비용까지 합산하면 막대한 손실을 초래했다. 그런데 이제는 의무적으로 비오톱지도를 작성해야 한다. 자연환경보전법이 개정됐기 때문이다. 인구 30만 명 이상 시지역은 반드시 비오톱지도를 작성하도록 의무화됐다.
 

 비오톱지도가 논란이 됐던 건 사유재산권 침해에서 비롯됐다. 당시엔 비오톱지도 작성이 의무가 아니었다. 비오톱은 특정 식물과 동물이 군집을 이룬 서식지를 의미한다. 비오톱지도는 자연환경 보전 정도에 따라 토지를 등급화해 보전지역과 개발지역을 5등급으로 도면화하는 것이다. 절대적으로 보전해야 하는 지역, 개발과 보전을 조화해야 하는 지역, 적극적인 개발이 가능한 지역을 구분하는 것이다.

 원주시는 원주 전역을 대상으로 각각 등급을 부여했다. 그러자 보전지역으로 분류된 토지주들이 강력하게 반발했다. 사유재산권을 원주시가 침해한다는 이유였다. 다른 지자체가 비오톱지도를 작성하지 않았던 이유다. 원주시만의 족쇄를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당시 원주시에 제기된 민원이 약 6천 건이었으니 반발 수위를 짐작할 만하다.
 

 2007년으로 돌아가 보자. 원주시는 왜 이 사업을 시작했을까? 자연환경 보전과 개발의 조화를 통한 자연 친화적인 도시를 만들려는 목적이었다. 환경적 측면에서 지속 가능한 도시를 추구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비오톱지도로 인한 파장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 모든 행정이 예측 가능하진 않다.

 그러나 비오톱지도는 파장을 예측할 수 있는 사업이었다. 당시 논의구조에서 이러한 예측이 부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으론 일방통행식 행정이었다. 시민 의견수렴 없이 진행한 결과가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논의구조에 시민단체는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당시 참여한 시민단체는 환경 보전에 무게를 둔 단체들이었다. 토지주 입장을 대변할 인물은 참여시키지 않았다.
 

 사업 막바지인 확정·공표를 앞둔 시점에서야 비오톱지도를 공개했다. 융단폭격식 민원이 제기된 건 당연한 일이었다. 결국 비오톱지도는 케비닛 속에 고이 모셔둘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한 책임을 지는 공무원은 없었다. 세금 9억 원은 그렇게 날아갔다.
 

 그러나 이번 비오톱지도는 다르다. 의무적으로 작성해야 한다. 막무가내식으로 개발을 제한하는 것도 아니다. 현행 원주시 도시계획 조례는 비오톱지도 1·2등급이 아닌 토지는 개발행위를 허가하도록 돼 있다. 그렇다고 1·2등급 전체의 개발을 제한하는 건 아니다.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도록 허가조건을 부여하는 것이다. 우리 세대만 누리는 자연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대손손 누려야 할 자연이란 점에서 조금씩은 양보해야 한다.

원주투데이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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