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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시의회 업그레이드 기대한다

기사승인 2019.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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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달 26일 원주시 공무원노조 간부들이 신재섭 시의장과 면담을 했다. 공무원노조 간부들이 시의장과 공식적으로 대화를 나눈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유는 공무원노조가 조합원인 원주시 공무원들로부터 '시의원 갑질'에 대한 제보를 받았고, 그 결과를 시의회에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공무원노조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익명으로 제보를 받았는데 예상보다 제보가 많았다고 한다. 제보 내용 중에는 승진을 미끼로 공무원에게 충성을 요구한 행위, 법적으로 불가능한 지역구 민원을 무조건 이행하라고 압력을 가하는 행위 등 다양했다고 한다. 또한 공무원노조는 정례회나 임시회에서 공무원이 답변할 때 앉아서 할 수 있도록 하고, 의회에서 답변할 수 있는 공무원의 범위를 현행 5급에서 6급 공무원으로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다.

 형식은 면담이지만 공무원노조가 일부 시의원의 갑질(?)과 권위적인 의회운영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번에 공무원노조가 제기한 문제들은 한마디로 요약하면 의회의 변화이다. 따라서 공무원노조에게 훈계(?)를 들었다고 자존심 상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원주시의회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번에 제기된 문제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은 시의원의 역할과 의회 권력에 대한 성찰이다. 지방의회의 역할은 도시발전과 주민들을 위한 조례제정, 집행부의 정책과 행정에 대한 감시와 견제이다. 의회 권력도 여기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그 원천은 시민에게로부터 나온다.
 

 우리나라 지방자치 제도는 '강 집행부 약 의회' 형태를 띠고 있다. 때문에 겉으로 보면 집행부에 비해 그 역할이 미미하고 권한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지방의회가 가지고 있는 입법 기능과 감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면 집행부 못지않은 권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의회이다. 그런데 많은 지방의회들이 그들이 가지고 있는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해 집행부에 끌려 다니는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방의회가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모든 의원들이 지방행정에 대해 치열하게 공부하고, 집행부 정책을 치밀하게 살펴봐야 한다. 또한 주민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것은 물론, 자치행정과 주민들이 만나는 현장을 부지런히 뛰어 다니며 행정의 문제점은 없는지, 정책효과가 제대로 나타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수십 년 동안 행정 업무를 하고 있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자신의 경험에민 의존해 의정활동을 하면 목소리만 높이는 의원에서 벗어날 수 없다.
 

 공무원이 서서 답변하도록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의회의 위상과 권위는 형식에 있는 것이 아니라, 치밀한 준비와 실력에서 나온다. 원주시는 이제 인구 35만명이 넘는 중대도시로 발전했다. 원주시는 물론 원주시의회도 도시규모에 맞게  변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관례라는 허울을 벗어 던지고 시의회 운영과 의정활동 전반을 진지하게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원주투데이 wonju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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