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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학점제에 대한 올바른 이해

기사승인 2019.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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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교학점제 용어로 인해 졸업 제도가 변화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주된 취지는 학생의 '과목 선택권 확대'에 있다

  고교학점제는 문재인 정부의 교육 부문 핵심공약이다. 교육부는 성공적인 제도 도입을 위해 각계 의견을 수렴하는 동시에 홍보 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고교학점제는 대학수업처럼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여 듣고, 기준 학점을 취득하면 졸업을 인정하는 학사운영 제도이다. 2020년 마이스터고 신입생을 시작으로 2022년 특성화고, 2025년에는 전체 고교로 전면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강원도교육청은 이보다 한발 앞서 도내 모든 고교를 대상으로 전면 시행 시기를 2022년으로 설정했다.
 

 '고교학점제'란 용어로 졸업 요건에 대한 제도 변화처럼 보이지만 주된 취지는 학생의 '과목 선택권 확대'에 있다. 이 제도가 정착되면 진로, 적성, 흥미에 따라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배우는 과목이 학생마다 다른 만큼 학교생활기록부 역시 다양해진다. 이로 인해 획일적 기준에 따른 경쟁이 아닌 개개인의 특성과 진로가 반영된 진학과 취업이 이루어질 수 있다. 나아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창의적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희망을 품을 수 있다.
 

 우선은 마이스터고를 시작으로 직업계고에 우선 도입한다. 일반고를 전제로 고교학점제 논의가 시작되었지만, 대학입시에 대한 유불리가 얽혀 대입 전형 방식의 개선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듯하다. 반면에 직업계고의 경우 연구·선도학교 운영 과정에서 다양한 효용성이 확인되었고 학생과 학부모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기에 직업계고 우선 도입이라는 정책적 결정이 내려졌다.
 

 직업계고 고교학점제의 가장 큰 효용성은 소속 학과를 넘어서 학생들의 다양한 진로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데 있다. 필자가 재직 중인 원주의료고(의료기기·바이오 분야 마이스터고)의 고교학점제를 전제로 다음과 같은 상황이 가능하다. A 학생은 자신의 전공인 의료기계과보다 바이오 분야에 더 관심이 있다.

 그래서 바이오의약과『바이오 실무 코스』를 12학점(192시간) 이수한다. B 학생은 기계설계가 재미있어서 같은 시간에 전공 심화 코스인 『기구 설계』를 이수하며 교육과정과 연결된 기계설계산업기사 자격을 취득한다. 의료전기전자과 C 학생은 의료기기를 만드는 것보다 규격이나 법규를 다루는 것에 관심이 있어 『의료기기 RA』 코스를 이수, 규제과학 전문가로 진로목표를 정한다.

 바이오의약과 D 학생은 바이오 분야도 재미있지만, 3D 프린터에 관심이 많아서 의료기계과 『3D 프린터』 수업을 듣고 전공인 바이오 분야에 적용하고자 한다. 『스마트 헬스케어』 코스에서는 3개 학과 학생이 모둠을 이루어 지역의 미세먼지 수치를 예측하는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이런 상황은 희망이 아니라 원주의료고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학점제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일반고든 직업계고든 학점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 어떤 제도나 정책이든 그것이 가진 원래 취지에 충실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적성과 흥미이다. 자신의 인생 전체를 보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선택해야 한다. '좋은 대학', '좋은 회사'에 가는 것만을 목적으로 학점제를 활용한다면 크게 얻을 것이 없다.

 적성과 흥미에 맞는 진로를 찾아보고 그것을 미리 공부해보고 경험해보는 수단으로서만이 고교학점제는 의미가 있고, 그런 과정과 결과만이 진학과 취업에 활용가치가 있다. 입학사정관과 취업면접관은 서류와 면접만으로도 전자인지 후자인지 가려낼 수 있다.

강상성 원주의료고등학교 교사 wonju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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