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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공무원노동조합도 변해야 된다

기사승인 2019.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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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로만 공직사회 개혁, 부정부패 척결을 외칠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실행에 옮겨 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공직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1993년 모 대기업 총수가 "부인과 자식 빼고는 다 바꿔라"는 파격적인 발언을 통해 그룹 내부에 만연했던 낡은 경영 관습을 타파하고 고강도 혁신을 통해 세계 초일류 기업의 반열에 올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는 곧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어 바꾸지 않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경영 사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금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총선 대비용이든 아니든 간에 투명하고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공천 원칙을 수립하고 기존 정치인 배제, 정치 신인 발굴 등의 대대적인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법조계 역시 사법농단 사태 이후 국민들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자체적인 개혁에 집중하고 있는 듯 보인다. 또한, 검찰개혁 역시 국민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국회의 합의만 이루어진다면 그 뒤에는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그렇다면 노동계는 어떤 상황일까? 운영 측면에서 보면 성별, 나이, 계급이 없는 수평적 조직체계로 움직이는 유연한 조직, 직관적으로 보면 다소 외골수적인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가장 진보적이고 민주적인 조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상당수이며, 세상을 변혁시키는 개혁적인 주체 세력 중에 하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노동계의 역할을 인정한다. 그러나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우려할 부분도 보인다. 먼저, 노동조합 리더들의 고령화를 들 수 있다. 노동현장에는 아직도 초창기 노동조합을 이끌던 사람들 대다수가 지금까지 그 일을 하고 있다. 좋게 보면 안정적 운영구조라고 볼 수 있지만 우려 섞인 시선으로 본다면 세대교체에 실패한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더 자세히 말한다면 기득권을 내려놓지 못해 세대교체의 골든타임을 지나쳐 버린 방증이라고 말 할 수 있다.
 

 나는 2년째 원주시청 공무원노동조합 간부(사무국장)로 활동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거부터 이어져온 노동운동 방식인 집회와 외부행사에 열심히 참가만 하면 조합원과 원주시민들에게 신념과 열정을 가진 노동조합 간부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가끔은 의문이 든다. 또한 조합원과 원주시민들이 지지하지 않는 노동조합은 그 정체성을 잃고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제는 공무원노동조합이 변해야 된다." (Back to the basic) 조합원과 원주시민에게 공직사회 개혁, 부정부패 척결을 말로만 외칠 것이 아니라 조합원과 원주시민의 의견을 경청해 이를 실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조직 내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원주시민에게 사랑 받는 공직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일례로 시민들의 반대로 포기선언을 했던 SRF열병합발전소 재추진에 대해 공무원 노동조합이 원주시장과 대립각을 세우고 반대 목소리를 냈다는 자체만으로도 공직사회를 바라보는 시민사회의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뀌었고, 이는 추락한 공직사회에 대한 신뢰감을 회복시키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앞으로도 공무원노동조합은 지역사회 발전에 마중물 및 파수꾼 역할을 굳건히 할 것이다. 이를 위해 35만 원주시민들의 든든한 성원과 많은 격려를 기대한다.

문성호 전국공무원노조 원주시지부 사무국장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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