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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미술 1세대 원평 이재걸 화백 소천

기사승인 2020.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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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주 미술계 역사, 왕성한 창작활동 후배들에 귀감

   
▲ 고 원평 이재걸 화백.

평생 그린 4천점 역사박물관에 기증 나눔의 미학 실천

원주 서양화가 1세대인 원평 이재걸 화백이 지난 13일 소천했다. 향년 88세.

고 이 화백은 현 원주예총 전신 문총의 설립구성원이자 원주미술협회 창립에 기여한 인물이다. 원주 최초의 미술학원 '민 아뜨리에'를 운영했으며 상지여고 전신인 성화여상과 대성학교 미술교사로 재직하면서 수많은 후학을 키워냈다.

현재 원주와 강원도 화단을 이끌고 있는 권대영 전 원주예총 회장과 김병호 전 강원미협 회장, 양현숙 현 원주미협 회장, 원종호 횡성 자작나무미술관장 등이 이 화백의 제자들이다.

또한 치악미술동우회를 창립한 것을 비롯해 원주미술협회 지부장, 목우회 강원도지회장, 강원미술대전과 백제미술대전, 한국미술대상전, 한국예술대상전 초대작가 등을 역임하며 지역 미술계를 이끌었다. 지난해 연말에는 원주예총이 주관하는 원주예술상 시상식에서 '자랑스러운 원주예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수석에도 조예가 깊어 (사)한국수석회 중앙회장을 지냈다.

하지만 무엇보다 빛나는 것은 붓을 잡은 지 60년이 지나 팔순을 넘긴 나이까지 끊임없이 이어진 창작에 대한 열정이다. 이 화백은 당뇨병 후유증으로 한 쪽 눈을 실명하고 다른 눈도 형체만 알아볼 수 있는 상황에서도 단 하루도 드로잉을 쉬는 날이 없었을 만큼 그림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다.

평생 그림과 함께 하면서 다작을 하기로 유명한 이 화백이지만 자신을 드러내는 일에는 철저히 무심했다. 2014년 성지갤러리에서 가진 초대전과 2015년과 2018년 원주역사박물관이 마련한 특별전 및 상설전을 제외하고 평생 자신의 의지로 선보인 개인전은 3회에 불과하다. '개인전은 작가의 욕심'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에는 평생 그린 4천여 점의 작품을 원주역사박물관에 무상 기증, 평생의 지론인 나눔의 미술을 실천했다. 당시 이 화백은 "내심 서운할 것 같았는데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다"며 "내겐 죽을 때까지 즐길 수 있는 일(그림)이 있어 부러울 것이 없다"는 말로 주위에 깊은 울림을 전했다.

"사각 틀 속에 너무나 많은 허상을 담아내고자하면 그 이상에 함몰되어버린다"며 늘 후배들에게 "진실된 너의 그림을 그리라"고 강조해 온 이 화백.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텅 빈 화면 속 세상에서 진상을 찾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 온 노 화백의 모습은 후학들에게 큰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장례예식장에 빈소가 마련됐으며, 지난 15일 원주 하늘나래원에서 장례를 치렀다. 유족으로 창훈 씨와 동훈 씨 두 아들이 있다. 둘째 동훈 씨는 조각가로 부친의 뒤를 이어 예술가의 길을 걷고 있다. ▷연락처: 010-6206-2673(이동훈)

김민호 기자 hana016@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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