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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립미술관 건립의 선결과제

기사승인 2020.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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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주시가 원주 미술계의 오랜 숙원사업인 시립미술관을 캠프롱 부지에 건립하기 위해 관련절차에 들어갔다고 한다. 시립미술관 건립은 그동안 부지 문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았다. 단계조각공원 내 건립, 옛 종축장부지에 다목적 공연장과 함께 건립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취소됐다. 하지만 캠프롱이 원주시에 환원 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원주시에 따르면 2천㎡ 부지에 지하 1층 지상2층 규모로 전시실, 수장고, 세미나실, 자료실 등을 갖추게 된다. 또한 주변에 정원과 휴게공간을 설치할 부지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라고 한다. 외형만 놓고 보면 그럴듯한 시립미술관이 들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시립미술관 운영과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마련되지 않아 의구심을 갖게 한다. 원주시는 민간전문가를 중심으로 가칭 '원주시립미술관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미술관의 성격과 운영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이는 앞뒤가 뒤바뀐 것이다.

 인구 50만을 대비하는 원주시에 시립미술관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시립미술관을 어떻게 운영할 것이냐이다. 그동안 시립미술관 건립을 이야기할 때마다 빠지지 않았던 이야기는 도립미술관도 제대로 운영되는 곳이 없는데 시립미술관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도립미술관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지 못했던 이유는 하드웨어(건축물)가 아니라 운영이 효율적이지 못하고 독자적이고 특성화된 콘텐츠 부재로 경쟁력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시립미술관을 어디에 건립할 것인지를 정하기 전에 시립미술관의 중심적 기능과 운영방향부터 확정했어야 한다. 그래야 어떤 형태로 어떤 시설을 갖출 것인지 밑그림을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립미술관 건립 논의가 시작된 지 10여년이 되도록 미술관을 통해 무엇을 할 것인지는 정하지 못한 채 건립부지에 매달린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따라서 이제라도 실시설계에 들어가기 전에 시립미술관의 기능과 콘텐츠를 확정해야 한다. 이러한 고민 없이 건물부터 건립하게 되면 두고두고 후회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원주시 역사박물관을 건립한 후 두고두고 후회했었던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또한 수년 전 원주예총이 '원주시립미술관이 나가야 할 방향'을 주제로 개최한 학술포럼에서 나왔던 다양한 의견들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당시 참석자들의 공감을 얻었던 이야기는 폼 나는 미술관이 아니라 유휴공간을 활용한 실효성 있는 미술관 건립이었다. 도시재생과 연계한 미술관 건립도 많은 공감을 얻었다. 학성동 구 법원 건물을 시립미술관으로 리모델링하고, 희매촌 일대에 '군집 컨테이너 아뜰리에'를 설치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당시 미술계가 인사들이 공감했던 시립미술관과 현재 캠프롱에 지으려는 시립미술관은 왠지 거리가 있어 보인다.

원주투데이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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