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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지역예술가'로 살아간다는 것은?

기사승인 2020.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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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인들에게 단기적인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리 지역 구성원으로서 동기부여를 위한 최소한의 정책적 개발이 필요하다

 

 '배고픈 예술가'라는 말은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다. 물리적인 배고픔이 어느 정도 해소된 현대사회에서 예술가들에 배고픔이란 심리적인 배고픔일 것이다. 지역의 예술가가 지속성을 가지고 예술가로 살아갈 수 있을까? 라는 심리적인 두려움과 배고픔의 표현에서 나온 말일 것이다.

 특히 지역에서 시작하려는 젊은 예술가들에게 지역은 예술 활동을 지속하기엔 열악하고 많은 어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지역의 순수예술에 종사하는 젊은 예술가는 경제적 보상보단 예술 그 자체의 가치에 중점을 두고 예술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즉 예술인에게 예술은 생계 수단이 아닌 삶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삶에서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며 살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것이다. 특히 예술가들의 대부분은 본인이 하고 싶은 또는 해보고 싶던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렇기에 조금 배고프더라도 예술을 지속할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기는 것이다.

 지역에서 예술가란 직업의 삶은 어떠한가? 직업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닌 자아실현을 이룩할 수 있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직업마다 그 직업에 필요한 자질, 능력 등이 존재하며, 이는 곧 그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 직업정체성을 형성하는데 있어서 기본 바탕이 된다.

 이렇듯 일을 갖는다는 것은 단순히 경제활동을 위한 도구로서 보는 것이 아닌 자기 자신을 의미 있게 만들어 주는 삶의 목적을 갖게 된다. 특히 예술가들에게는 경제활동의 도구보다 예술 활동에 대한 분명한 목표가 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일을 선택한다는 것은 경제적 목적도 필수적인 요소임을 반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경제적 목적보다 일에 더 큰 의미가 부여되었을 때 일을 자신과 동일하게 보고 어려움 속에서도 끝까지 지켜내려는 지역예술인들의 삶은 그만큼 치열할 수밖에 없다

 지역의 예술인들은 예술로 경제적으로 '무언가를 이루어 내겠다' 라기 보다는 예술을 포기하고 싶지 않을 마음이 들 만큼만 예술로 경제적 활동을 하고 싶을 것이다

 대부분의 예술가들은 일회적이고 비정규이다. 예술인은 근로계약 없이 일하는 비정규직의 고용형태 또는 개인자격으로 예술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공공의 보호에 취약하다. 그렇다고 지역에서 특별대우를 해달라는 것은 아니다. 지역의 구성원으로 최소한 지역의 예술가들에게 동기부여라도 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예술가들은 산업구조 속에 소외되어 있고 타 직종보다 위험요소에 많이 노출되어 있다. 더구나 예술가가 되기 위해서는 필요한 기량을 습득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투자 되는데 비해 이를 경제적으로 환원하기는 어렵다.

 지역의 문화예술은 정신적 차원에서는 행복과 삶의 질 향상을, 물질적 측면에서는 풍요로운 삶의 추구를 위한 필수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문화예술이 특정한 영역이 아니라 사회의 모든 분야와 관련되어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으며, 문화예술에 대한 사회적 수요 역시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최전선에 지역의 예술인들이 있다. 그 예술인들에게 단기적인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리 지역에 구성원으로서 동기부여를 위한 최소한의 정책적 개발이 지역에서 필요하다. 사각지대를 해소하며 안전망을 구축하여 예술인들이 예술활동에 전념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젊은 예술인들이 원주라는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지속성을 가지고 예술활동에 전념했을때 지역의 진정한 문화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권오현 극단 치악무대 대표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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