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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미, 아산맑은쌀과 경쟁서 패배

기사승인 2020.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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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토미, 절미 함유량 높고 포장디자인 경쟁서도 열위…A농협, 제주 지역농협 납품 취소

   
 

품질·가격 등 경쟁력 점감…해법 못 찾으면 시장서 퇴출 가능성
A농협은 올해 초 제주도에 토토미 10톤을 판매할 계획이었다. 제주도 3개 지역농협과 직거래하기로 사전 약속한 것. 그런데 아산맑은쌀과 공개경쟁이 붙으면서 납품이 최종 무산됐다. 

토토미 품질이 아산맑은쌀보다 못 미쳤기 때문이다. A농협 관계자는 "육안검사에서 절미(낟알이 깨져 토막난 쌀) 함량이 높게 나왔다"며 "품질은 물론 포장재 디자인에서도 토토미가 밀렸다"고 말했다. 

원주쌀 토토미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관내 농협 간에도 미질 차이가 클 뿐만 아니라, 다른 쌀과 비교해서도 상대적 우위를 점하지 못하기 때문. 국민 1인당 쌀 소비량도 갈수록 줄어 가격, 품질, 마케팅 측면에서 경쟁우위를 점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원주시 관계자는 "2016년에 쌀 재고가 넘치는 바람에 문막·원주 두 개 농협에서만 20억 원 이상 적자를 봤다"며 "소비자가 원하는 쌀을 생산하지 못하면 올해는 2016년과 같은 악몽이 재현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연도별 벼 재배면적 및 쌀 생산량 추이(왼쪽). 2019년 쌀 생산량은 374만4천톤으로 전년의 386만8천톤 대비 3.2% 감소했다. 반면 원주시 벼 수확량은 2019년 1만3천673톤으로 전년대비 559톤 늘었다. 지역농협마다 토토미 판매 부담이 늘어나 일부에서는 쌀 대신 벼를 판매하는 모습도 목격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2016년 61.9㎏, 2017년 61.8㎏, 2018년 61㎏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60㎏ 선마저 붕괴해 59.2㎏까지 내려갔다. 반면, 원주지역 벼 수매량은 2018년 1만3천114톤에서 지난해 1만3천673톤으로 559톤이 늘었다.

같은 기간 전국에서는 3천868톤에서 3천744톤으로 줄어 원주와 대조를 이뤘다. B농협 관계자는 "원주는 해마다 수매가를 올려 벼농사를 포기하는 농가가 적다"며 "인상하는 수매비용만큼 품질 향상에 대한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수매량만큼이나 판매 부담도 증가하고 있다. 관내 일부 농협은 급기야 쌀 대신 벼를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쌀 판매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무턱대고 도정작업을 진행하면 적자분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원주지역 평균 벼 수매가는 6만 원대 중후반을 기록, 가격우위에서도 떨어지는 상황이다. 토토미 미질도 넘어야 할 산이다. 3년 전까지만 해도 원주에서는 RPC(미곡처리장)가 3곳이나 운영됐다.

이 중 한 곳은 원주와 전라도 벼를 혼합·도정해 미질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전라도는 이모작 대량생산이 가능해 쌀값은 저렴하지만 미질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같은 토토미라도 어떤 농협은 밥맛이 괜찮다는 평을 받았지만, 특정 농협은 혹평 세례를 받곤 했다. 

▲ 최근 토토미는 충남쌀과의 공개 경쟁에서 패배했다.

지금은 문제가 됐던 RPC가 폐업해 예전과 같은 미질 논란은 줄어들었다. 원주시도 쌀 품종을 삼광과 추청으로 단일화 시켜 미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각 농협 쌀마다 미질 차이는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원주시 관계자는 "각 지역농협에 미곡처리장을 통합해 토토미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수차례 건의했다"며 "하지만 일부 농협 반응이 미지근해 RPC 통합은 한 걸음조차 떼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농업인들 사이에선 RPC 통합 이야기가 끊이질 않고 있다. 벼 품종을 통일해 미질을 높이고 통합 관리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이는 특정농협이 반대해 수년째 논의만 거듭하는 상태다.

B지역농협 관계자는 "아산맑은쌀과 경쟁에서 진 A농협 토토미는 특정농협에서 도정한 것"이라며 "이 농협은 토토미가 전국 최고 미질을 갖췄다고 자랑하지만 결국 품질면에서 충남쌀에 뒤처진 결과만 초래했다"고 말했다. 각 농협이 지금과 같은 토토미 브랜드 전략을 유지하면 충남뿐만 아니라 전라도에서도 가격경쟁력에서 밀릴 공산이 크다고 했다.   

최다니엘 기자 nice4s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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