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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은 2가 아니다

기사승인 2020.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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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만 옳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상대방도 옳을 수 있다는 열린 사고를 해야 한다. 사고의 유연성을 말한다.

 

  '1+1≠2'
 십여 년 전 원주시에서 주는 부부상을 탄 적이 있다. 우리 부부 사이가 상을 탈만큼 좋다고 할 수는 없는데 나도 모르게 신청이 되어 하는 수 없이 상을 받게 되었다. 지금은 상금이 없지만 당시에는 50만 원이나 되었다. 수상 다음 주일에 상금을 봉투째 서울에 계신 어머님께 드렸다.

 어머님은 눈물을 흘리셨다. 어머님께서 저희에게 눈물을 보이신 적은 별로 없었는데 뜻밖이었다. 자식이 시에서 상을 탈 정도로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또 어머니를 존경하는 것에 대한 기쁨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어머님은 단지 50만 원 상당의 감동과 행복만을 느끼셨을까? 드린 것은 50만 원이지만 계산할 수 없는 큰 행복을 느끼셨을 것으로 믿는다. 그리고 좋아하시는 어머님을 보는 나 자신은 또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감동이었다.

 오래전 부부의원에 있을 때 매년 스승의 날마다 80이 훨씬 넘으시고 허리가 많이 꼬부라진 할머니께서 양말 한 켤레가 든 봉투를 예쁜 카드 편지와 함께 주셨다. 내가 할머니에게 스승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지역사회에서 의사 생활을 하면서 환자분들에게 인정받는 동네의사가 되고 있다는 사실에 큰 기쁨과 보람을 느끼면서 한편 더 잘해드려야겠다는 반성도 하게 되었다.

 얼마 안 되는 작은 양말과 한 장의 카드가 너무 큰 감동과 깨달음을 준다. 그리 크지 않은 50만 원 그리고 평범한 작은 양말 하나와 손편지가 돈으로 살 수 없는 행복을 가져다주었다. 50만 원과 양말 한 켤레가 무한대가 되는 순간이다.

 한편 선천적 하지 장애가 있어 잘 걷기 힘든 여성 지인에게 상체의 비만이 심해지고 다리가 점점 약해지는 것이 안타깝게 생각되어 다리 장애는 치료할 수 없으나 비만을 치료하고 하지와 상지 근육을 보강하는 재활치료 방법이 있을 것이니 종합병원 재활의학과에 가서 상의를 해보라고 권유했다.

 종합병원 재활의학과 선생은 이 환자가 진찰실에 들어오는 것을 보고 치료할 것이 없는데 왜 왔느냐고 했다. 진찰실 의자에 앉아 보지도 못하고 돌아 나와야만 했다고 한다. 이 지인은 그날 밤에 상실감과 자괴감에 늦게까지 잠을 못 자고 울었다고 한다. 생각 없이 던진 한마디의 말이 상대방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다. 말 한마디가 마이너스 무한대가 되는 순간이다.

 우리가 한 작은 행동에도 어떤 경우는 플러스 무한대의 감동을 주기도 하고 반대로 마이너스 무한대의 상실감과 마음의 상처를 주기도 한다. 초등학생 때 배웠던 1 더하기 1이 반드시 2가 되어야 하는 것은 사회생활에서 특히 인간관계에서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을 자주 알 수 있다. 1 더하기 1이 2라는 것은 산술적 의미 외에 다른 사람에게 준 만큼 똑같은 양의 대가나 반응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예를 들어 50만 원을 주었으면 상대가 느끼는 감동과 행복감도 50만 원어치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상대는 100만 원, 1천만 원 아니 무한대의 감동과 행복을 느낄 수도 있다. 반대로 상대에게 던진 가벼운 말 한마디가 상대에게는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될 수도 있다.

 천 원어치의 작은 말 한마디가 상대에는 100만 원 아니 마이너스 무한대의 괴로움과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일상생활 속의 인간관계에서 남을 배려하는 밝은 미소나 친절한 말 한마디가 어떤 사람에게는 기쁨과 감동을 줄 수도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용기와 희망을 줄 수도 있고 반대로 생각 없이 던진 말 한마디가 어떤 사람에게는 아픈 상처를 줄 수도 있다.

 1+1=2의 산술적 계산은 사회생활 속에서는 해당되지 않는 교실 안에서만 그리고 자연과학연구실에서만의 진리라고 생각된다. 나눌수록 커진다는 말도 그렇다. 내 것을 남에게 주고 나누는데 내가 적어지지 않고 커진다는 것이다. 어려운 이웃에게 후원하고 봉사하면 물질적 시간적 손해를 보는 것인데 몇 배로 내가 즐거워지고 행복해진다. 마이너스가 플러스로 되는 순간이다. 1+1=2의 사고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결과이다. 자신을 낮추면 더 높아진다는 말도 비슷한 논리이다.

 한편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다. 1 더하기 1의 답이 꼭 2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가지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은 사회생활과 인간관계에서 하나의 고정된 관념보다는 다양성이 존재하고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만 옳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상대방도 옳을 수 있다는 열린 사고를 해야 한다. 사고의 유연성을 말한다.
봉사생활을 하면서 깨우친 생각이고 평소 가지고 있는 나의 작은 철학이다.

곽병은 갈거리협동조합 이사장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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