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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골목안에 꽃핀 전시문화

기사승인 2020.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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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주민미협, 미로예술시장 내 갤러리 '미로' 개관

   
▲ 원주민미협이 원주 미로예술시장 내에 갤러리 미로를 개관했다. 원민규 회장이 갤러리 내부를 소개하고 있다.

릴레이 전시 도예·서양화 문화교육도 진행

최근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5월 가볼만한 여행지로 선정된 '원주 미로예술시장'에 또 하나 주목할 만한 공간이 생겼다. (사)민족미술인협회 원주지부(지부장: 원민규, 이하 원주민미협)가 지난 15일 미로예술시장 나동에 갤러리 '미로'를 개관했다.

미로예술시장 나동은 지난해 1월 중앙시장 화재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곳이다. 인근 상가들도 현재까지 대부분 영업을 못 하는 상태다. 원주민미협 회원들은 화재로 생긴 그을음을 닦아내고 그 위에 새로 페인트를 칠해 갤러리를 꾸몄다.

미로처럼 얽힌 미로예술시장 골목길에서도 한 걸음 뒤에 위치해 있지만 오히려 숨겨진 비밀 장소를 찾아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공간이다. 사실 미로예술시장이란 이름처럼 미로 같은 골목길을 따라 이리저리 무작정 걷다 보면 막다른 길에 이르기도 하고, 왔던 길을 다시 지나가야 하는 것이 이 곳의 매력이다.

33.3㎡의 그리 크지 않은 공간도 원주민미협 회원들의 교류의 장이면서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골목길에서 한 걸음 더 들어와야 하는 곳에 위치한 덕분에 상가 뒤쪽 벽면을 전시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갤러리 미로에서는 지난 15일 개관과 함께 원주민미협 회원들의 작품 2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민중미술 1세대인 김봉준 화백의 판화부터 원민규 회장의 찻사발과 조소, 백귀헌 작가의 사진, 강원도무형문화재 칠장 김상수 장인의 옻칠까지 다양한 장르와 영역의 예술가들이 펼치는 자유로운 상상력을 확인할 수 있다.

인근에 거주하는 윤정순(61·일산동) 씨는 "예전에는 중앙시장에 들르면 물건만 사고 나왔지만 이제는 자연스럽게 발길이 2층 미로예술시장을 향하게 된다"며 "미로갤러리 덕분에 시장에 장보러 가듯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함께 전시를 즐길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갤러리에서 만난 직장인 이인숙(23) 씨는 "굳이 차려 입지 않아도 되고,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는 것만으로 휴식 같은 공간"이라며 "시장 안에 있어 틈날 때마다 들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원주민미협은 앞으로 이 곳에서 한 달에 한 번씩 회원들의 릴레이 개인전을 열 계획이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전시 기회를 얻지 못한 젊은 청년 예술가에게 우선권을 주기로 했다. 또 회원이 아니더라도 전시공간을 필요로 하는 예술가에게는 실비만 받고 공간을 제공할 생각도 하고 있다.

문화강좌도 운영 중이다. 금요일은 민화와 불화, 월요일은 스케치와 도예수업을 진행 중이다. 앞으로 더 많은 장르로 문화교실을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원민규 회장은 "앞서 문을 연 골목갤러리와 문화의거리 창작스튜디오와 연계해 원도심에 새로운 전시문화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갤러리 인근에 공방들도 많아 미로예술시장 활성화에도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호 기자 hana016@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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