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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손님 구경…"지원금, 위로가 된다"

기사승인 2020.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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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프라인 신청 대부분 노인...10명 중 7명 지원금으로 결제

▲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된 뒤 전통시장과 문화의거리 등에는 평소보다 많은 인파로 붐볐다.

지난 13일부터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되면서 얼어붙었던 소비심리를 녹이고 있다. 도심가의 텅 비었던 거리는 지원금을 쓰기 위해 오가는 사람들로 생기를 찾고 있다. 코로나19로 매출은커녕 사람 구경조차 어려웠던 소상공인들은 유동인구가 늘어나는 것만으로도 반갑다는 반응이다. 18일부터는 현장 신청도 병행하면서 긴급재난지원급 수령 인구가 크게 늘자 상인들도 직접적인 매출 상승을 체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방문한 문화의 거리 일대는 '재난지원금 사용처'라고 써 붙인 가게마다 손님들로 북적이며 제법 활기를 띄었다. 

오전 시간 대 신청자 몰려

▲ 지난 19일 명륜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하고 있다.

지난주부터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현장 신청이 가능해지면서 각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는 오전마다 이를 신청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지난 19일 명륜1동행정복지센터 역시 비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지원금 신청을 위해 센터 밖까지 줄이 길게 늘어섰다. 

신청자들은 대부분 온라인 신청이 어려운 노인들이었다. 이중에는 센터 문 열기 한 시간 전부터 와서 줄을 섰으며, 출생연도별 신청 날짜가 다르다는 것을 몰라 헛걸음을 하는 이들도 있었다. 사람들이 몰릴 것을 대비해 센터에서는 야외 천막까지 마련해 거리두기를 요청했으나 날씨 탓인지 일정 거리를 유지하기는 힘든 모습이었다. 오전 시간대 신청자가 몰리면서 일시적으로 신청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명륜1동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지강식)는 주민들의 원활한 신청접수와 감염 예방을 돕기 위해 나섰다. 센터 입구에서  출생연도를 확인하고 손소독과 체온을 측정했으며, 고령의 노인들을 위해 신청서 작성을 안내하는 등 지원금 신청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왔다. 이날 명륜1동에서는 150여 명의 주민들이 현장 접수를 통해 긴급재난지원금을 수령했다.

신승희 명륜1동장은 "신청자가 많이 몰릴거라는 예상과 달리 대부분 어르신들이 자녀를 통해 온라인으로 신청하시면서 현장접수가 원활하게 진행됐다"며 "거동이 불편해 센터를 방문하기 어려운 대상자들은 직접 찾아가 지원금 신청을 돕는 등 누락되지 않도록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지원금 어디에 쓸까?

▲ 지난 19일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해 선불카드를 수령한 명륜1동 창원식 씨 부부는 생필품과 식료품 구입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창원식(77) 씨는 지난 19일 재난지원금 신청을 위해 오전8시부터 행정복지센터에서 기다렸으나 세대주가 부인 김영주(73) 씨로 되어 있는 것을 몰랐기에 헛걸음했다. 점심 무렵 다시 센터를 찾은 부부는 우여곡절 끝에 지원금 선불카드를 수령할 수 있었다. 

창 씨 부부에게 지원금 사용 계획에 대해 묻자 생필품과 식료품을 구매하는데 사용한다고 답했다. 부인 김 씨는 "코로나19로 외출도 어려운 상황에서 지원금을 받아 그나마 위로가 된다"며 "우리 부부에게 필요한 생필품을 구입하고, 비싸서 사지 못했던 이불도 지원금으로 살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20일 중앙로 문화의 거리 역시 지원금을 받은 시민들이 상가 곳곳에서 구매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의류와 속옷 등 비교적 저렴한 금액의 제품을 판매하는 가게가 붐비는 모습이었다. 그릇 가게에서 만난 A 씨는 "자녀 학원비로 큰 금액을 지출하고 나머지는 소소한 것들을 사기 위해 시내에 나왔다"며 "부담 없는 금액 대의 그릇이나 속옷 등을 구매하면서 지원금을 모두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화의 거리를 찾은 B 씨는 "코로나19에 취약한 노인들은 그동안 외출 엄두도 내기 어려웠다"며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서 오랜만에 지인들과 고깃집에서 외식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3월 비해 2배 이상 매출 신장 
현장 신청으로 지원금 수령자들이 늘어나자 상인들도 매출 상승을 직접 체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난 3월 최저점을 찍었던 매출 곡선이 지원금 지급 이후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인다는 것. 때문에 '지원금 사용가능' 안내 문구를 붙인 가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중앙동의 한 미용실은 재난지원금 사용 시 20% 할인이라는 파격적인 서비스를 내세웠다. 원장 C 씨는 "가게도 힘들었지만 고객들 역시 코로나를 겪으면서 다 같이 고생했을 것을 생각해 가격을 더욱 낮췄다"며 "10여 명의 손님들이 할인 문구를 보시고 미용실을 찾았다"고 말했다.

자유상가에서 그릇가게를 운영하는 D 씨도 재난지원금으로 구매하는 고객들이 부쩍 늘었다면 좋아했다. D 씨는 "고객 10명 중 7명이 재난지원금으로 결제할 정도로 매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며 "3월에 비하면 2배 이상 매출이 올랐지만 아직 평균 매출을 회복하기는 시간을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상인들 중에는 이 같은 호황이 3개월에 그칠 것이라며 그 이후가 진짜 문제라고 염려했다. 속옷가게 주인 E 씨는 "지금은 지원금을 쓰기 위해 활발한 소비 활동이 이뤄지지만 지원금 사용이 만료되는 3개월 후에는 다시 매출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짝 소비가 아닌 경제상황이 예전으로 회복될 수 있도록 안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수희 기자 nmp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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