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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만들어낸 지역정부의 혁신

기사승인 2020.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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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가 코로나19 극복과정에서 주목받은 많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지역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확산됐다…전 세계 모델이 될 수 있는 '원주표' 혁신정책을 기대한다

 

 10년이 걸려도 어려울 일이 석 달 만에 이루어졌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오죽하면 이젠 기원 전·후가 아니라 코로나 전·후로 구분해야 한다는 말이 다 나올까.

 국내는 물론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감염은 정치, 경제, 문화, 보건, 국제관계는 물론 국민 모두의 일상을 뒤흔들었으며 전대미문의 복합적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전 세계가 여전히 팬데믹의 미증유 속에 있는 가운데도 우리나라는 조금씩 일상을 회복해 가고 있다. 닫혔던 교문도 제한적이나마 열리고 재난지원금이 풀리면서 가게문도 열리고 골목길도 활기를 띠고 있다.

 강대국이라는 미국, 선진적이라는 유럽 연합은 물론 일본도 해내지 못하고 있는 코로나19 방역을 우리나라가 성공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질병관리본부를 비롯한 중앙정부 그리고 국내 보건의료 기관 종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 수 많은 시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에 따른 자발적 거리두기 참여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다.

 우리는 코로나 19 사태를 겪으면서 혁신의 주체로서 지방의 중요성을 목도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전문 의료인, 그리고 성숙한 시민의식 모두가 코로나 극복의 주역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지역 현장에서 지역 상황에 맞는 철통방역과 신속행정으로 선도적 사례를 만들어낸 지방정부의 노력이 없었더라면 K-방역이라는 모델은 불가능 했을거다.

 기본소득이냐 재정안정성이냐 논란으로 말만 무성할 때 전주시 김승수 시장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전주형 재난기본소득' 50만원을 직접 지원하겠다고 선언, 전국 최초 재난기본소득으로 소개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후 서울시와 경기도 등은 물론이고 정부도 재난기본소득을 도입했다. 먼저 지방자치단체에서 공론화 되고 시행됨에 따라 국가적 의제가 된 사례이다.

 전주시의 '착한 임대료 운동'은 매출 급감으로 실의에 빠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임대료를 인하해 주는 운동으로 민간차원에서 시작됐지만, 지방정부들은 공영 시장, 주차장 임대료 감면 등을 통해 이 운동이 확산 되도록 이끌었다.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 되고 있는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고양시의 안심카 선별 진료소 설치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것으로 경기도는 드라이브 스루 형태의 선별진료소를 선제적으로 도 전체에 설치해 호평을 받았다.

 수원시의 자가격리자 임시 생활시설과 해외입국자 안심귀가 서비스 및 기초지자체의 역학조사관 도입 법제화 사례 등은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지방정부만이 할 수 있는 대응이었다.

 세종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자가격리자 생활폐기물 수거 전담반을 운영해 국민불편을 해소하고, 대구지역 확진자들이 입원할 병상조차 없어 발을 동동 구를 때 광주를 필두로 많은 시도가 병상 나눔의 따뜻한 손을 내밀었다. 소비 위축으로 화훼, 농수축산물의 판로가 막히자 착한 소비운동을 주도해 관련 종사자들의 근심을 다소나마 덜어주기 위해 애쓴 곳도, 도지사가 직접  감자 등 농산물 팔아주기에 나서 완판 행진을 한 곳도 모두 지방정부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시도였다.

 이번 코로나 사태는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감염병 발생 현장이 있는 지역에서 얼마나 신속하고 현장감 있게 상황에 맞게 대응하는게 중요한지를 보여줬다. 많은 혁신적 아이디어가 지역에서 시작됐으며, 이런 혁신적인 정책은 각 지자체로 퍼져 나가고 중앙정부와 광역정부로도 빠르게 확산됐다.

 고양 안심카는 세계적인 표준 모델로 벤치마킹 했을 뿐 아니라 '드라이브 스루 판매', '드라이브 인 예배', '드라이브 면회' 등 다양한 영역까지 응용돼 코로나 시대의 생활 전반도 혁신적으로 바꿨다.

 다가오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경제위기, 고용위기, 사회보장 위기, 국제관계위기 등 복합적 위기의 시대이기도 하다. 전국의 243개 지방자치단체가 코로나 이후 시대의 변화에 미리 대비하여 지역의 특성과 주민의 요구 그리고 시기적 상황에 맞는 다양하고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정책들을 만들어 위기를 기회로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이번엔 전 세계의 모델이 될 수 있는 '원주표' 혁신정책이 나오길 기대한다.

용정순 강원신용보증재단 본부장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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