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코로나19 사각지대, '민·관·전' 협력이 답이다

기사승인 2020.07.20  

공유
default_news_ad1

- 팬데믹이 원주시의 보호사각지대에 침묵으로 작동하지 않도록 민과 관, 전문가들이 하나가 돼 대처하는 기회가 돼야

 

 모두의 예상보다 장기화되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점점 촘촘하게 우리 생활을 파고들고 있다. 그 영향력 중에는 긍정적인 면도 없지 않지만 사실, 우리가 함께 대처해야할, 참으로 우려스러운 것들도 있다. 오늘은 코로나19로 가려진 '우려', 즉 보호의 사각지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최근 캐나다 여성성평등장관은 CBC 뉴스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의 대처과정에서 초래된 부작용으로 가정폭력 증가를 지적했다. 자가격리와 여러 사회지원시스템 폐쇄가 오히려 가정폭력, 아동학대 등 매우 위험한 사회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는 경고등을 켠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문닫힌 가정 내에서 가정폭력이 일어나지 않도록 취약자에 대한 각국 정부의 지원을 촉구하고, 유니세프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세계와 고립된 가정 내 아동들이 노출될 수 있는 학대, 방임에 대처하고자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의 아동보호를 위한 보고서' 등의 발간을 서두른 것을 보면 분명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적으로 취약계층에게는 이중 고통이 되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실제 코로나19 이후 캐나다 토론토 북부지역에서는 가족관련 사건이 22% 증가하는가 하면 영국 런던은 4천여 명이 아동학대, 가정폭력으로 체포되고, 미국 역시 외출제한력 이후 가정폭력이 24% 증가했다는 보고들이 잇다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7월 13일, 교육부를 중심으로 하여 '범부처 아동·청소년 보호·안전대책 긴급 TF'를 구성하고 비대면 활동으로 인해 아동학대의 발견이 어려워진 만큼 이에 대한 조기발견과 아동학대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모든 사회구성원들이 비대면으로 상호작용해야하는 기간이 장기화되는 현 시점에, 이제 우리 원주시에서도 이러한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회구성원에 관심을 두어야할 때가 되었다. 우리 모두 지금까지 코로나19로 인해 기존의 사회복지 이용자 또는 취약해진 주민들에게 어떻게 하면 서비스의 단절을 막고 기초생활의 필요(needs)를 충족할 것인가에 초점을 두어왔다.

 그런데 이제는 한 발 더 나아가 이러한 거리두기 상황이 '위기'로 전환될 수 있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질 때이다. 특히 가족의 집중적인 보호가 필요한 아동, 노인, 장애인, 여성, 만성적이고 퇴행적인 질병을 갖고 있는 경우는 가족의 심리, 경제적 부담은 물론 신체적 부담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에 보호를 제공하는 가족원과 보호를 받는 가족원 상호간에 그 피로감이나 스트레스가 증가하리라는 것은 쉽게 예측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서 초래되는 취약성은 단순히 소득 중심으로 논의되었던 기존의 취약성과는 다른, 우리 누구도 '나는 괜찮다'고 장담할 수 없는 취약성이기 때문에 우리 가족과 이웃의 안전을 위해, 최소한 우리들의 위기가 폭력이나 학대라는 극단적인 형태로 진행되지 않도록 우리 주변에 잠재된 보호의 사각지대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그럼, 이것을 누가 할 것인가? 이것은 행정력을 동원할 수 있는 관(官)도, 위기에 대처가 가능한 전문가들만도 아닌 주민과 관과 전문가들의 관심과 긴밀한 협력으로 대처할 수 있다. 주민은 이웃에게서 탐색된 위기를 지역사회에 알리고, 전문가들은 이러한 위기를 대처하고, 관은 이러한 위기대처에 요구되는 적절한 행정적 지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린 비록 서로에 대한 현관문을 닫을 수는 있어도 서로에 대한 귀와 눈은 열어놓아야 한다.

 그 이유는 캐나다 Wheatland Crisis Society의 Wanda McGinnis의 말에서 찾을 수 있다. "이 팬데믹은 폭력을 멈출 수 없다. 단지 침묵하게 할 따름이다(A pandemic doesn't make violence stop. A pandemic just makes that silent)." 코로나19의 장기화는 우리에게 여러 어려움들을 초래했지만, 동시에 이 처음 경험하는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해야할 것인가를 체험적으로 학습하는 계기도 되었다.

 이 팬데믹이 우리 원주시의 보호 사각지대에 침묵으로 작동하지 않도록, 이제는 민과 관, 그리고 전문가들이 모두 하나가 되어 서로를 보호하는 방법에 대해 배우고 경험하는 새로운 대처의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박지영 상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wonju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