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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지역경제 초토화

기사승인 2020.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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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갚아야 할 빚 수억 원인데 가게 문 닫으라니…"

▲ 단계별 사회적거리두기 조치

코로나19 발생 직후 카드 매출, 작년 같은 기간 보다 38% 급감
23일 2단계로 또 다시 27% 하락…3단계 올리면 폐업 대란 불가피

코로나19로 원주 경제가 가장 크게 흔들렸을 때는 지난 3월 2일부터 8일까지(2020년 10주차)였다. 한국신용데이터가 원주지역 카드매출을 전년 동기와 비교한 결과 이같이 조사된 것. 이 기간 중소상공인을 비롯한 자영업자들은 전년 대비 38%나 매출이 감소하는 현상을 경험했다.

지난 2월 27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하면서 소비심리가 급감했던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도 매출 하락을 견인했다. 

지난 8월 17일부터 23일까지(34주차)도 올해 10주차(3월2일~8일) 못지않게 카드매출이 급락했다. 3월 신천지 발 확산, 5월 이태원 발 확산 이후 확진자가 대거 쏟아져 나왔기 때문. 33주차 카드매출액은 전년 대비 11% 줄었지만 34주차에는 27%나 떨어졌다. 

이에 따라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의 연쇄 폐업가능성도 커지는 모양새다. 소상공인 상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한식/백반/한정식 음식점은 3천11곳이 있었다. 지금은 2천865개로 반년 만에 5%가 폐업한 상태다.

코로나19 고위험시설에 해당하는 PC방도 작년 141개에서 올해 6월 128개로 9.2% 감소했다. 최근 PC방을 폐업한 A 씨는 "8·15 집회 후 코로나19 감염증이 전국으로 확산되자 영업금지 명령이 떨어졌다"며 "임대료, 관리비, 인건비 등을 생각하면 하루빨리 폐업하는 것이 났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 단계 격상되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 지난 8·15 광복절 집회 이후 전국에선 연일 100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이에 대응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발령했다.

저녁9시 이후에는 일반·휴게음식점에서 포장·배달만 허용됐고, 카페에선 실내 음료 섭취가 금지됐다.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하루 만에 카페 일 매출이 30% 이상 하락했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원주도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해 지역경제계가 노심초사하고 있다. 

▲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로 문 닫은 뷔페.

3단계 격상하면 지역경제 '올스톱'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결정에 따라 원주시도 지난 23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의 집합·모임·행사가 금지됐다.

실내 국공립시설은 운영을 멈췄고 클럽·룸살롱 등의 유흥주점, 콜라텍, 단란주점, 감성주점, 헌팅포차, 노래연습장, 뷔페, PC방 등의 고위험시설은 영업이 중단됐다. 학원, 오락실, 종교시설, 실내 결혼식장, 공연장, 영화관 등의 다중이용시설도 50인 이상 집합이 제한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전(34주차) 원주지역 카드매출이 전년 대비 27%나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35주차 이후부터는 더 큰 매출 하락이 발생했을 것으로 우려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조치는 2단계보다 훨씬 큰 경제적 피해를 유발한다. 10인 이상 집합·모임·행사가 금지되며 고·중위험시설 운영이 중단되기 때문. 학교·유치원·어린이집은 원격수업 또는 휴업해야 한다.

공공기관과 기업은 필수인원을 제외하고 전원 재택근무에 돌입한다. 민간기업도 전원 재택근무가 권고된다. KB증권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전국에서 단 한 달만 시행되도 연간 경제성장률이 0.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서 올해 GDP성장률이 최악의 경우 -2.2%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즉,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되면 경제성장률 -3%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코로나19로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감소하면 전 산업에서 취업자는 45만1천 명이 줄고, 피고용자는 32만2천 명이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PC방(DB 사진)

생존위기 몰린 PC방 2단계 조치로 영업중단 명령
"저는 지난 5개월간 (PC방) 기물을 팔면서 버텼어요. 코로나가 빨리 종식돼야 우리도 살 수 있다고 믿어 자발적으로 문을 닫았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제가 느낀 자괴감이 상당합니다. 확진자가 많이 나와도 카페, 종교시설은 방역지침을 지키지 않았거든요. 원주시는 확진자가 쏟아지는 데도 적절하게 관리도 안 했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한 책임은 왜 우리만 떠안아야 하나요?"

지난 9일 원창묵 시장을 만난 한 PC방 업주는 이렇게 토로했다. 다른 업종은 제재 없이 영업을 하고 있는데, PC방만 문을 닫으라니 억울하다는 것. 영업 중단으로 빚 수천만 원을 떠안게 됐어도 행정당국이 보상 대책 하나 고려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8월 16일부터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발령했다. 이에 따라 클럽·룸살롱 등 유흥주점, 콜라텍, 단란주점, 감성주점, 헌팅포차, 노래연습장, 실내 스탠딩 공연장, 실내집단운동 시설, 뷔페, 대형학원, PC방은 2주간 집합이 금지됐다.

말이 집합금지이지 사실상의 영업중지 통보와 다름이 없었다. 정부는 이후에도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2주 더 연장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여전히 수백 명씩 발생했기 때문. 원주시도 지난 6일까지만 2단계 거리두기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었지만, 정부 방침에 따라 이를 20일까지 연장했다. 

문제는 이번 조치로 PC방과 같은 시설투자자들이 폐업위기에 몰렸다는 점이다. 지난 3~4월에도 운영을 중단해야 했는데 이번에 다시 문을 닫아야 하니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까지 다다랐다. 업계에 따르면 전국 PC방의 월평균 임대료는 433만 원에 달한다. 전용 인터넷 회선 월 요금은 평균 79만 원, 전기·수도 등의 공과금은 121만 원 수준이다. 

숨만 쉬어도 월 600만 원 이상이 지출되는 구조인 셈이다. 여기에 시설투자 대출금, 인건비까지 합하면 월 천만 원 이상 벌어야 업장을 유지할 수 있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과당 경쟁으로 인한 출혈이 심했는데 전염병이 확산하자 폐업위기까지 몰린 것이다.

PC방 업주 A 씨는 "고가의 컴퓨터로 업그레이드한 것이 불과 몇 달 안 된다"며 "카드값, 은행 대출만 3억 원이 넘는데 장사를 못해 갚을 길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원주에는 87개의 PC방이 영업했다. 그런데 이번 조치로 10개 남짓한 업체가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 지난 9일 원주 PC방 업주들이 원주시에 영업재개를 요청하는 모습

원주시, 집합금지에서 제한으로 완화
PC방 업주들은 원주시 행정 조치에 대해 불만을 터트렸다. 이들은 광주, 충북, 충남, 경북, 경남, 대구, 대전 등의 광역시는 물론, 순천, 진주, 천안, 춘천, 강릉 등의 지자체도 집합금지 조치를 해제하거나 해제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원주시는 20일까지 그대로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시행, PC방 업주들을 사지로 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PC방 업주 B 씨는 "확진자가 그렇게 많이 나온 종교시설은 중위험시설로 구분했는데 왜 PC방은 고위험시설로 포함시켰냐"며 "형평성 차원에서 매우 불합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PC방 업주 C 씨도 "원주시에서 요청하지 않아도 띄어 앉기, 칸막이, 소독, 열 체크, 출입명부 작성 등을 해왔다"며 "카페나 음식점은 출입명부 작성은 커녕 열 체크도 안 하는데 이들한테는 왜 제재를 가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원창묵 시장은 지난 9일 PC방 업주들과의 간담회에서 "확진자가 다발한 수도권에서 아직 규제를 풀어준 사례가 없다"며 "원주는 사실상 수도권에 속하고 (8월 16일 이후) 확진자가 90명이 나와 PC방만 해제하면 시민 반발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PC방 뿐만 아니라 단란주점, 유흥주점 등에서도 저항이 크다"며 "이를 감안해 거리두기 시행 1주일을 지켜보고 해제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PC방 업주들은 은행 대출 결재일이 코 앞이고, 이를 갚지 못하면 본인은 물론 직원까지 생계가 어려워 당장 풀어줘야 한다고 반박했다.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자 원주시는 결국 제재를 완화했다. PC방은 지난 11일 정오부터 유흥주점, 단란주점, 노래연습장은 14일부터 50명 이상 집합제한을 시행한 것. 하지만 다른 고위험시설 8개 업종은 변함없이 20일까지 집합금지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다니엘 기자 nice4s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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