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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독서대전' 재도전 하자

기사승인 2020.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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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독서대전은 전국의 도서관 출판사의 이목이 집중되는 대한민국 최대 책 문화 축제…원주의 정체성 확립에 도움 되는 만큼 재도전해야

 

 문화체육관광부의 독서문화진흥 사업 중 대한민국 최대 책 문화축제인 '대한민국 독서대전'이라는 행사가 있다. 지역의 독서문화 확산을 위하여 2014년부터 매년 9월 독서의 달을 맞아 기초자치단체를 선정하여 개최하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 독서문화 축제이다.

 매년 9월이면 국내의 도서관·출판사 관계자들이 개최도시로 이목을 집중한다. 군포시에서 첫 행사를 개최한 이후 첫해에는 199개 단체(도서관, 출판사)가 참여하였으나 2019년부터는 300개 단체가 참여하는 규모로 발전하였다.

 지난 8월 한 달 동안 2021년 개최지 유치를 위하여 원주시를 포함하여 전국 4개 도시가 열띤 경쟁을 펼쳤으나 원주시는 아쉽게도 탈락했다. 그러나 실망할 필요는 없다. 올해 개최지인 제주시는 네 번의 도전 끝에 유치했다. 그리고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내년 개최지로 선정된 부산 북구는 구청장이 직접 나서 사업설명과 현지실사단을 안내했으며, 부산시 부시장도 현장에 나와 지원에 나섰다. (원주시도 원창묵 시장이 사업설명을 하려했으나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취소되었다)

 '대한민국 독서대전'은 원주시가 진작 개최했어야 할 행사이지만 지금이라도 관심을 가진 것은 정말 잘한 일이다. 이 축제의 장점은 일회성 행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개최도시는 향후 5년간 자체적으로 독서대전을 개최할 의무를 지닌다. 이를 계기로 원주는 독서문화진흥에 큰 발전을 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난 천년의 원주역사에 비춰보면 진정한 정체성을 확립하는 계기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주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원주야말로 책의 도시, 출판도시, 철학도시, 교육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고려시대 500년, 원주는 불교의 도시였다. 화엄종 최고의 사찰이었던 법천사지와 거돈사지, 흥법사지 그리고 곳곳에 남아있는 석탑과 불상은 이를 말해준다. 당시 사찰은 최고의 학문을 연구하고 학습하던 곳이다. 고려의 국사 혜린을 배출한 것은 어쩌면 필연적이다.

 조선시대 500년은 어떠한가? 원주는 강원도의 수부였으며, 감영이 있던 곳이다. 당시 감영은 「삼강오륜」 같은 경전을 만들어 보급할 의무가 있었다. 또 인근에는 원주향교가 있었고, 숙종의 사액이 내려진 칠봉서원도 있었다. 원주한지가 발달한 이유이기도 하다. 또 태종의 스승 원천석과 여성 성리학자 윤지당이 생을 마감한 곳 역시 원주이다.

 현대에 와서도 한국 최고의 동양철학자 중천과 생명사상의 무위당도 배출하였다. 기독교 구약성경을 한글로 최초 번역한 선종완 신부와 과거의 저항시인 김지하도 원주 사람이다. 박경리도 원주에 와서 소설 '토지'의 마침표를 찍었다. 그리고 그림책 사업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이쯤 되면 원주시의 진짜 정체성과 가야할 길이 명백하지 않은가?

 물론 '대한민국 독서대전' 개최로 문화도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독서대전을 계기로 원주가 추진하는 문화도시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고, 원주의 유구한 역사를 진정으로 계승하는 길이기도 하다. 그리고 댄싱카니발 못지않은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다운 행사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는 원주가 갈 길을 확고히 알려 주었다. 부디 재도전하여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란다.

이용준 문화기획자 wonju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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