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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물어봐요. "요즘 어때?"

기사승인 2020.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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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시도로 소중한 경험 쌓아가며 새로운 시대의 문화를 찾아가고 있다. 원주만의 실천방식을 찾아가는 공유회나 포럼 개최하면 좋겠다는 생각

 

 '요즘 어때?'는 COVID-19 시대 시민참여 전시의 이름입니다. 지난 7월 시민 500명에게 시민문화툴킷을 배포했고, 시민들은 집에서 그동안 소홀했던 자신에게, 어쩔 수 없이 소홀해지는 서로에게 안부를 묻는 작은 놀이를 진행했습니다. 그 놀이를 전시장으로 불러 모았지요. 예정대로라면 집에서도 얼마나 잘 놀았는지 (구)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전시장에서 선을 보일텐데… 우리는 언제쯤이면 한 공간에서 같이 보고, 만지고, 칠하고, 뛰고, 웃을 수 있을까요?

 시민문화툴킷을 만들고 나눈 이 작은 시도는 어떠한 상황에도 시민과 함께 하려는 문화적 태도를 담고 있습니다. 온라인 원주한지문화제는 코로나19로 지친 모두를 위한 위로의 축제로 시민축제의 새 지평을 열었습니다. 12명의 원주작가는 (재)강원문화재단의 '힘내라 강원미술'을 통해 웹에서 관람객을 맞이했습니다.

 청년아티스트들은 (재)원주문화재단 '청년마을콘서트 LIVE!'를 통해 유튜브 라이브 공연을 펼쳤습니다. 그림책여행센터 이담의 수강생들과 강사들은 온라인에서 만나 수업도 하고, 그림책도 만들고, 에세이도 쓰고, 동아리활동도 합니다. 원주옥상영화제도 온라인 영화제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언택트를 넘어 온택트가 새로운 흐름으로 발전되고 있지요.

 랜선을 통한 시도 외에도 우리는 동네를 중심으로 직접 만나고 있습니다. 원주시립합창단은 공연장을 나와 아파트 단지를 찾아가는 발코니 콘서트로 문화행사에 목마른 주민들에게 반가운 선물을 선사했습니다. 영진어린이집도 나섰습니다. 가정돌봄에 지친 부모님들을 위해 코로나 백신 도시락과 놀이키트를 가가호호 배달하면서 위로의 인사를 건넸습니다.

 원주시립중앙도서관의 도서택배서비스는 책과 사람의 만남을 계속 이어주고 있습니다. 얼핏 우리의 활동반경이 집과 동네로 좁아진 거 같지만 우리는 옆집 이웃과 같은 음악을 듣고, 아이의 어린이집 선생님과 손길을 나누며 지역공동체의 경험에 깊이를 더하고 있습니다. 방금 로택트(local + contact)라는 새로운 말이 생각이 났는데 어떠신가요?

 원주는 이렇듯 새로운 시도로 소중한 경험들을 쌓아가며 새로운 시대의 문화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연말에는 이러한 새로운 시도의 사례를 모아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도움도 주고, 원주만의 실천방식도 찾아가는 공유회나 포럼을 개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갑자기 촬영, 편집, 장비다루기 등 무엇이든 불끈불끈 해결을 해야만 하는 중간지원조직, 도서관 등의 실무자들과는 노하우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해야겠습니다. 시민들이 콘텐츠를 잘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업무기술과 물리적 장비도 꼭 필요해졌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삶의 방식에 대한 아젠다를 찾아가는 여정은 나 스스로에게도, 우리 공동체에게도 꼭 필요한 일이지요.

 2020년 우리의 가을은 청명하고, 서로 손을 잡고, 함께 춤을 추고, 다양한 경험을 할 줄 알았습니다. 이제는 우리의 겨울도 변할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문화는 삶과 나란히 합니다. 변화된 삶에 변화된 문화가 필요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지요.

 변화된 삶 앞에서 우리, 새롭게 안부를 묻는 것부터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 요즈음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 파일 정리를 하며 나의 안부를 묻는다고 합니다. 집의 안부는 불필요한 물품을 중고마켓에 팔며 살피고 있지요. 친구들과는 줌 회식을 하며 서로의 근황을 전합니다.

 몸의 안부는 '몰뛰작당'으로 살핍니다. 몰래 뛰는 작당모임의 줄인 말인데 정해진 시간에 편한 곳에서 자신의 속도로 뛰고 앱으로 인증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깅이지요. 저는 감정카드에 감정을 털어놓는 딸아이의 글을 보고 그녀의 안부를 챙겼습니다. 멀리 계신 부모님의 안부를 묻는 방법은 전화를 드리는 것으로 똑같지만 통화시간이 늘어났습니다. 안부를 나누는 작은 방법에는 또 어떤 것이 있을까요?

 새롭게 물어봐요. "요즘 어때?"

 (이 글에는 문아리공간5.3 '우리는 늘 놀고 싶다' 김병재 총감독이 작성한 전시서문 일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김선애 원주시 창의문화도시지원센터 사무국장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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