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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댄싱공연장을 보며

기사승인 2020.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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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어느 때보다 문화예술이 필요한 시기, 포스트 코로나를 넘어 위드(with) 코로나를 향해 나아가야 할 때…문화예술을 통해 지친 시민들에게 위로와 희망 전달

 

 지난 8월 17일, 원주 다이내믹 댄싱카니발은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축제 취소를 결정하였다. 수도권지역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었고 수도권에서 가까운 원주도 한 명씩 확진자가 나올 때였다.

 당초 댄싱카니발은 코로나19로 잃어버린 일상 속에서, 문화를 통해 시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건네며, 철저한 방역대비를 하여 오프라인 축제의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이 맘 때면 재단 직원들이 한마음, 한뜻이 되어 댄싱공연장부터 시작하여 남원로, 댄싱공연장 주차장 상설공연장 일대를 흥이 넘치는 축제의 장을 만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을 시기였는데, 취소결정 이후 댄싱공연장 일원에는 인기척마저 사라진 것 같아 허탈한 마음이 가득하다.

 재단 직원들의 허탈한 마음도 크겠지만 댄싱카니발에 참가하기 위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치열하게 공연준비를 해왔던 공연팀들의 마음은 감히 헤아리기 어려운 수준일 것이다. 이미 원주 다이내믹댄싱카니발은 지난 2011년부터 축제를 진행해오며 지난해 태풍 '링링'을 비롯하여 수많은 변수에 대응해왔다. 악천후 속에 무대 트러스가 넘어가며 몽골천막이 날아가는 등 그때마다 철저한 대비와 지혜를 모아 위기를 극복해왔다.

 물론 코로나가 종식되지 않은 시점에서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축제 취소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코로나 상황 속에서 안전한 축제를 진행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첫 번째고, 취소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취소 이후의 대안을 고민하는 것이 두 번째다.

 원주 다이내믹 댄싱카니발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가며 계획했다. 취소가 능사는 아니다. 앞으로 지금과 같은 상황이 없다는 장담을 할 수 없으며 그 때마다 축제를 취소할 것인가? 라는 생각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진행할 수 있는 그런 축제를 만들고자 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이런 상황 속에서도 축제의 연속성을 유지하며 댄싱카니발 만의 정체성을 어떻게 확립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포함되었다.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 모든 행사구역을 펜스로 구분하여 구역 별로 입장객을 제한하여 받고, 모든 좌석은 사전예매를 통해 방문자의 기록을 철저히 확인할 수 있게 하였다.

 입구에는 발열체크, 마스크착용 검사를 한꺼번에 진행할 수 있는 최신식 일체형 방역기계를 도입하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른, 방역지침 준수를 위해 비록 댄싱카니발은 취소했지만 철저하게 준비한 만큼 아쉬운 마음도 크다.

 비록 댄싱카니발은 취소되었지만, 댄싱카니발 취소 그 이후에 대한 고민은 아직 진행 중이다. 원주는 구도심과 신도심이 공존하여 다양한 요소들이 섞여서 변화하는 도시로 역동성이 높은 도시이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강원도에서 외지인 비율이 높은 도시이기도 하다.

 이런 다이내믹한 도시에서 춤이라는 콘텐츠를 통해 시민들을 우정으로 엮어 춤추게 했다. 이처럼 원주에서의 댄싱카니발은 도시정체성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취소 이후를 더 고민할 수밖에 없다.

 얼마 전 문화체육관광부가 예술활동증명 완료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코로나19로 인한 피해조사 결과에 따르면 예술활동이 취소·연기된 예술인은 87.4%이며, 일방적 계약해지(40.5%), 계약기간 축소(20%), 임금 미지급(14%) 등의 고용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문화예술이 필요한 시기이다.

 '코로나블루'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불안과 우울, 고립으로 인해 많은 시민들이 힘들어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포스트 코로나를 넘어 위드(with)코로나를 향해 나아가야 할 때이다. 상황이 나아진다면, 댄싱카니발 참가를 목표로 달려온 많은 공연팀들에게 기회를 마련해 보고자 한다.

 그리고 문화예술을 통해 지친 시민들에게 문화예술을 통한 '위로와 희망'을 전달해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지난 5월 유네스코에서는 말했다. "위기의 시대에 그 어느 때보다 문화예술은 더욱 필요하다" 그 어떤 상황에서라도 "문화예술은 반드시 계속되어야 한다" 라고.
 Now, more than ever, we need culture. the show must go on.

임월규 (재)원주문화재단 대표이사 wonju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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