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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남기는 협동조합 도시가 되자!

기사승인 20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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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동조합 출자금을 탈퇴 시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지역을 위한 공동체 운동기금으로 활용하면 어떨까?…이렇게 된다면 협동조합에 가입하는 것은 후세를 위해 돈을 남기는 것이다

 

 지난 8월부터 준비해 온 사단법인 강원사회적경제연대가 10월 21일 상지대학교에서 정식 발족했다. 강원도의 부분과 업종 조직, 지역 중간지원조직 등 개별 사회적경제 기업 단위가 아닌, 강원도내 17개  사회적경제 네트워크의 연대조직이 결성된 것이다.

 또한, 지난 10월 29일에는 원주 우산동 옛 터미널 부지에 (가칭)강원사회혁신파크 준비를 위한 포럼이 개최되었다. 코로나19 국면에서도 이처럼 강원도 사회적경제 조직은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고, 원주시는 그 활발함에 적정한 기여(?)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강원도 전역에서 일어나는 사회적경제의 활발함에 원주는 어떤 역할을 추가로 해야 할까? 하드웨어 구축을 위해 단순히 공간을 제시하는 것을 넘어서, 실제적인 원주 시민과 사회적경제 조직 구성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무엇을 혁신적으로 선도하며 제시해야 할까?

 원주가 지닌 협동조합과 생명 운동의 전통과 역사를 관념적으로 시민에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무엇을 만들어나가야 할 것인가? 이에 대해 협동조합의 운영 원리 중 하나인 출자금 제도를 참조하여 제시하려고 한다.

 옛말에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라는 말이 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름을 남길 만큼의 명예로운 삶을 살다 갈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 것인가? 특히나 평범하게 살아가는 많은 대중은 그저 가족이 화목하고 무병장수하는 것이 최고일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도 협동조합의 조합원이 되면, 남길 수 있는 것이 있다. 그리고 그것은 지역사회와 다른 많은 이들의 유대를 끈끈하게 할 수 있고, 지역 경제를 풍요롭게도 할 수 있다. 바로, '돈'이다.

 무슨 말인가? 협동조합의 조합원이 되어 납입하는 출자금이 바로 그 '돈'이다. 협동조합의 출자금은 협동조합이라는 기업의 자본이 되어 협동조합 운영에 요긴하게 사용된다. 그러나 그 출자금은 대부분 조합에서 탈퇴할 때 다시 찾아가기에 부채로서의 성격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협동조합기본법에서는 출자금의 환급을 바로 시행하지 않고, 그 사람 다음 해 총회 이후에 지급하는 것을 법으로 정하고 있다.

 필자는 이런 제안을 해보고 싶다. 사회적경제의 중심은 협동조합이라는 기업 형태라고 생각한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하나만 강조한다면 협동조합은 운영의 개방성과 민주성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특성이 있는 협동조합의 출자금을 단순히 가입할 때 납입하고 탈퇴할 때 찾아가는 돈이 아니라, 지역의 새로운 공동체 자금으로 인식하여 탈퇴하더라도 찾아가지 않고 지역의 사람 중심 경제를 위해 사용하게끔 하는 것이다.

 즉, 돈을 공동체적으로 남기는 것이다. 죽기 전에도 공동체적으로 쓰고 만약 협동조합원으로 있다가 탈퇴하거나 사망하더라도 출자금은 반환하지 않는 것이다. 왜냐하면, 어느 협동조합이든 그 조합에 소속되어 있었을 때는 조합이 제공하는 서비스나 재화 등 경제적 가치에 만족하였을 것이다. 그 만족의 효용성을 지역을 위해 새로운 가치로 전환하여 제공하는 운동을 전개하자는 것이다.

 이제까지는 협동조합에 대해서 이용의 측면에서만 출자금을 인식했다면, 앞으로는 지역의 새로운 공동체 운동의 자금 조성과 운영으로 생각의 전환을 하고 이를 위한 원주 협동조합들이 거대한 캠페인과 운동을 전개하는 것이다.

 원주에 있는 모든 협동조합이 3년 동안 출자금 2배 배가 운동을 전개하고, 그렇게 모인 출자금으로 지역의 새로운 욕구와 필요를 조직하여 조합원과 지역사회에 제공한 것을 기록하는 것이다. 그런 운동을 통해 새로운 경제적 만족을 느낀 조합원은 자연스럽게 출자금을 개인의 소유물이 아닌, 협동조합이라는 공동체의 새로운 자금으로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원주가 협동조합의 도시이고 강원도 사회적경제의 혁신을 선도한다면, 조합원과 시민을 위한 새로운 자금 조성 운동으로 출자금 증대 운동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이런 조직화한 운동 속에서 원주의 시민은 조합원이 되어 후세와 지역을 위해 새로운 가치를 담은 '돈'을 남기게 될 것이다. 이 돈은 그 조합원의 이름을 협동조합과 지역에 남겨, 협동조합의 도시 원주를 풍요롭게 할 것이다. 협동조합 인(人)은 죽어서도 '돈'을 남기자.

박준영 원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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