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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기사승인 2020.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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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급격한 확산은 확진자 동선 파악에서 누락된 빈 공간의 존재가 그 시발점일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투명한 정보공개가 시민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는 가장 큰 무기임을 인식해야

 

 원주에 코로나19의 암운이 짙게 드리웠다. 지역사회 분위기는 공포 그 자체다. 이달 들어 지난 5일부터 닷새 사이에 32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10일 이후로도 확산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감염 경로가 미궁인 확진자도 속출하고 있다. 운 없으면 걸리는 게 아니라 누구나 걸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확진자 동선 공개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의 동선 공개는 시민의 알권리인가, 사생활 침해인가? 동선을 숨기면 상권을 지킬 수 있을까? 확진자와의 접촉자 파악은 100% 완벽한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34조의 2는 자치단체의 확진자 이동경로 공개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 법을 근거로 확진자의 동선 공개 방법까지 지침으로 만들었다. 그 지침엔 확진자 방문 매장의 상호뿐 아니라 그 주소, 방문일시를 분 단위까지 공개하도록 되어 있다. 그렇다면 왜 원주시는 확진자 동선을 공개하지 않는가? 중대본은 '해당 공간 내 모든 접촉자가 파악된 경우 공개하지 않는다'라는 단서를 지침에 포함시켰다. 원주시는 이 예외 지침을 비공개의 명분으로 삼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중대본의 예외 지침대로 해당 공간의 모든 접촉자를 파악하는 것이 가능할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그것은 현실에서 전혀 가능하지 않은 설정이다. 방역 당국이 확진자의 동선 지도를 채워넣는 과정을 살펴보면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우선 확진자가 나오면 확진자의 구두 진술이 동선지도 그리기의 시작이다. 구두 진술을 바탕으로 현장조사와 GPS, 카드 사용 내역 조회 결과를 덧씌워 확진자의 나머지 동선 지도가 채워진다. 바로 여기에서 빈 공간이 생길 수 있다. 만일 동일한 장소에서 카드 대신 현금을 사용한 사람은 어떻게 되는가? 동일한 매장의 단순 방문객은 또 어떻게 되는가?

 결국 이런 빈 공간까지 채워넣기 위해 필요한 것이 확진자 동선의 투명한 공개이다. 동선을 투명하게 공개하면 그 동선과 겹치는 사람의 자발적인 코로나19 검사나 신중한 생활접촉을 유도할 수 있다.

 지금 원주시에 불고 있는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은 어찌보면 동선 지도 그리기에서 누락된 빈 공간의 존재가 그 시발점일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하는 것이다.

 하루에만 확진자가 최대 16명이나 나왔던 지난 8월 말, 당시 동선 비공개를 고수하던 원창묵 원주시장은 시민들의 요구가 빗발치자 확진자 동선 공개 방침을 선언한 바 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그 동선 공개 방침이 두어 달 만에 슬그머니 사라졌다. 원주시청 홈페이지엔 확진자 동선 공개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성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원주시의 확진자 동선 공개를 촉구하는 한 고등학생의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원주시장은 투명한 정보 공개가 시민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는데 가장 큰 무기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극도의 불안과 혼란에 빠진 시민들은 지금 문밖 외출마저 꺼리고 있다. 동선을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생기는 막연한 불안감은 지역 전체 상권에 오히려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원주시는 동선에 포함되는 시설에 철저한 방역을 실시했다는 사실을 함께 알림으로써 해당 매장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도 적극 나서야 한다. 다만 확진자의 민감한 사생활이 노출될 수 있는 일부 동선에 대해서는 방역당국의 탄력적인 동선 공개 기술이 필요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확진자의 개인 신상 정보가 아닌, 자기 자신과 가족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정보이다. 감염병 앞에서는 누구도 안전할 수 없고,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 원주시민은 합리적인 대응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 원주시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라.

원강수 (사)원주시정연구원장/ 전 도의원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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