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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시의회는 시민에게 사과하라

기사승인 2020.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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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의회의 가장 큰 역할 중 하나는 집행부가 편성한 예산을 심의하는 일이다. 그 중 새해 예산을 수립하기 위한 본예산 심의는 지방정부의 한 해 살림살이를 결정하는 것이어서 시민들 입장에서 보면 가장 큰 관심사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원주시의회는 내년 본예산 심의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 중 하나인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위)를 열지 못하고 있다. 정확하게 얘기하면 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열지 않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예결위는 각 상임위에서 심의한 예산을 최종 조정하고 결정하기 때문에 예산심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최종 예산 확정은 본회의에서 하지만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예결위에서 결정한 내용을 추인하는 요식적 행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원주시의회가 예결위를 열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어이 없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예결위원장 자리를 놓고 서로 자신들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수차례 타협을 위해 만났다지만 각자 자신들의 논리만을 고집하면서 예산심의를 위한 예결위는 시작도 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내년 원주시 예산은 집행부가 편성한 원안 그대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주 극적으로 타결돼 예결위를 연다 해도 16일부터 본회의가 예정돼 있어 심도 있는 예산심의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방의회가 하는 역할 중 가장 중요한 역할은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일이다. 그런데 원주시의회는 자리싸움 하느라 자신들의 역할을 스스로 방기고 있는 것이다. 

 시민들 입장에서 보면 위원장을 누가 맡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위원장을 자신들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에도 관심 없다. 다만 위원장을 어느 당에서 맡을 것인가 정도도 타협하고 양보할 줄 모르는 원주시의회 의원들의 수준과 무책임함에 실망할 뿐이다. 

 지난 9일 국회는 지방자치법 제정 32년 만에 지방의회와 자치단체의 책임성과 자율성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을 통과 시켰다. 그동안 말뿐인 지방자치라고 비난 받아왔던 문제들을 상당한 수준에서 보완해 지방분권 시대로 한걸음 다가서는 역사적 사건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개정안에는 그동안 지방의회의 숙원이었던 의회 사무직원 인사권 독립과 정책지원 전문 인력을 도입할 수 있는 내용 등 지방의회가 본연의 역할을 보다 충실히 할 수 있는 내용들이 포함돼 있다.

 그런데 이번 원주시의회 예결위 파행 사태를 보면 지방의회가 제 역할을 못하는 것은 제도가 아니라 수준미달 의원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 않아도 의회가 뭘 하는지 모르겠다고 얘기하는 시민들이 많다. 그런데 해야할 일 조차 하지 않는다면 세금이 아깝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원주시의회는 예결위 심의도 하지 않고 예산을 통과 시키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초래한데 대해 시민들에게 머리숙여 사과해야 한다.

원주투데이 wonju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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