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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 정규직 전환 이행해야

기사승인 2021.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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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보험공단은 고객센터 상담노동자들을 무한 경쟁체제로 내몰면서 책임 회피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그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건강보험고객센터는 전국 7개 지역에 12개 센터가 있다. 현재 11개 용역업체가 운영을 하는데 1천600여 명의 상담사가 근무하고 있다. 원주 본부센터는 장기요양, 영어, 수어, IT, 리서치, 금연, 검진 청구, 품질평가 등 특화 상담부서가 모여 있다. 그 외 지역은 건강보험 일반 상담업무를 하고 있다.

 필자는 2013년 입사 후 8년째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2년마다 업체가 바뀌어 직장 이력만 늘고 있다.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는 변함이 없고, 근로기준법 위반을 동반한 열악한 노동환경에 놓여있다. 온종일 콜 수에 쫓겨 화장실을 제대로 갈 수 없는 처지다. 방광염과 신우신염은 비일비재하지만, 병가휴직을 제대로 내는 경우는 드물다.

 업체 강요로 개인사정이라 기재하고 사직서를 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 달 전 미리 신청한 연차 외에는 안된다는 기준으로 아픈 아이를 데리고 출근해 눈물을 삼켜가며 전화를 받아야했던 직원도 있었다. 시간 외 수당 없이 업무시간 외 업무시험과 교육을 진행하는 곳도 있다. 열악한 노동환경을 나열하려면 온종일 말해도 부족하다.

 건강보험은 전 국민이 가입된 의무 사회보험이다. 고객센터에서는 개인의 자산, 결혼, 가족정보, 직장이력, 학력, 검진이력, 세대정보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열람하며 상담을 한다. 가까운 지인에게 "언제 누구와 같이 살았는지, 이혼했으면 전 배우자까지 다 알 수 있다"하면 "그 정도냐?"며 놀란다. 실적 중심의 평가로 고객은 충분한 상담을 받기도 어렵다. 정확하고 친절한 상담보다 무조건 한 콜이라도 더 많이 받아야 하는 철저한 생산성 중심이다.

 이는 공단에서 업체를 평가하는 기준에 1인당 상담 건수 등 상세한 지표와 목표량을 설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용역업체는 이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상담사를 압박하고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내몰고 있다. 공단에서 자랑하는 9년 연속 공공부문 우수 콜센터는 상담사들의 피와 눈물로 이뤄낸 실적이다.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발표 이후 근로복지공단, 국민연금, 고용노동부 등 많은 공공기관이 정규직 전환을 발표했다. 하지만 건강보험공단은 고객센터를 3단계 민간위탁으로 결정하고, 당사자인 고객센터 노동자와는 거리를 두고 대화를 회피하고 있다. 고객센터 사무실, 컴퓨터, 책상 등 모든 시설물과 시스템은 공단에서 제공하며, 사무실 임대료, 전기·수도세, 전화세마저 다 공단에서 부담하고 있으며 모든 실질적인 권한은 공단이 갖고 있다.

 노조를 만들고 소속 업체와 교섭을 했지만, 업체는 임금, 근로조건 등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답변뿐이다. 공단 승인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센터 내 교육장 사용도 공단 시설물이므로 승인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모든 것이 공단 것이지만 상담사만 아니네!'라며 우리는 쓴웃음을 짓는다.전 국민을 고객으로 맞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상담사로서 자부심을 갖고 버텨온 세월이 야속하고 억울해 지난 2월 눈보라가 몰아치는 혹한의 추위에 거리로 나섰다. 지금도 같이 투쟁한 동지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

 건강보험공단은 의료 민영화에는 건강보험공공성 강화를 위해 절대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 알권리 충족과 민감정보 보호는 이윤 추구만 하는 사기업에 넘겨두고 있다. 고객센터 상담노동자들을 무한 경쟁체제로 내몰면서 책임 회피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그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김경희 민주노총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지회장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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