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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기록이 쌓이면 역사가 된다

기사승인 2021.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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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4일 무실동행정복지센터에서 매우 의미 있는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무실동의 과거와 현재를 기록한 책인 「무실동 이야기」 출판기념회였다. 무실동 주민들이 마을기록위원회를 구성하고, 8개월간 아낌없이 발품을 판 결과물이었다. 과거 사진 자료를 수집하고, 무실동에서 오래 거주했던 주민을 만나 인터뷰하는 등 8개월간의 고된 여정을 통해 180쪽에 이르는 방대한 기록물을 만들어냈다.

 이 책을 통해 올해 103세이며, 무실동에서만 90년 넘게 살아온 원제하 할머니를 만날 수 있고, 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돌보던 심향영육아원의 옛 건물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전을 앞둔 원주교도소도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조명됐다. 무실동은 LH에서 시행한 무실 2·3지구 택지개발사업과 시청, 법원·검찰이 이전하며 큰 변화를 맞았다.

 새로 지은 원주역이 올해 1월 문을 열었고, 원주역을 중심으로 역세권 개발사업이 진행되며 두 번째 큰 변화를 앞두고 있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무실동 이야기」 발간은 시의적절했다고 볼 수 있다. 택지 개발로 인해 오랜 기간 터 잡고 살아왔던 원주민들이 밀려났기 때문에 더 지체했다간 과거를 알고 있는 원주민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서다.

 무엇보다 무실동 근·현대를 아우르는 소중한 유산을 기록을 통해 보존·전승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인터뷰에 응한 원주민들의 기억은 기록을 통해 역사가 된다. 그들의 마을에 대한 기억은 엄격한 고증을 거치지 않아도 충분히 의미를 지닌다. 현재 생존해 있는 고령의 원주민들이 곧 역사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무실동 이야기」는 무실동 공동체의 산물이다. 무실동이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기록으로 남겼기 때문이다. 기억을 공유하는 건 공동체 의식을 공고히 다지는 지름길이다.

 변화란 측면에서 최근 15여 년간 원주는 격동의 시기를 보냈다. 혁신도시와 기업도시 조성으로 몰라보게 달라졌다. 상당수 지방 도시들이 인구절벽 또는 소멸지역을 우려할 때 원주만큼은 꾸준히 인구가 증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혁신·기업도시는 인구 증가와 함께 산업생태계의 성장도 견인했다. 그러나 경제성장의 이면은 희생을 수반하게 마련이다. 혁신·기업도시에 살던 원주민들이다. 보상은 받았지만 이웃과 오순도순 정겹게 살아온 고향을 강제로 등져야 했다. 

 그들에게 고향은 혁신·기업도시가 조성되기 전의 투박한 마을이다. 고향을 떠나 뿔뿔이 흩어졌기 때문에 그들의 구술을 통한 과거의 기록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오랫동안 살아온 원주민들의 구술을 통한 근·현대 마을 역사의 기록은 혁신·기업도시는 물론 관내 25개 읍면동 모두의 과제이다. 무실동에서 첫발을 뗀 만큼 이를 거울삼아 읍면동 별로 마을기록을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 애향심 고취는 물론 공동체 의식으로 발현되기 때문이다. 지금의 청소년은 물론 후손들에게는 훌륭한 마을 교육 교재가 될 것이다.

원주투데이 wonju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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