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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 파업 한 달…농수로 개보수 현장까지 피해

기사승인 2021.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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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주혁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 민주노총 소속 레미콘 차량들이 한국노총 소속 조합원의 건설 기계 투입을 막고 있다.

레미콘 운송 파업, 공사 올스톱
1만3천여 대 운송되어야 하는데 운행 전무
아파트 건설 중단…공공 공사도 차질 불가피
농수로 공사 중단돼 애꿎은 농민들 '한숨만'

레미콘노조 파업이 한 달 이상 이어지면서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민간은 물론이고 공공발주 공사 또한 진행할 수 없기 때문. 농촌에서 당장 시급한 농수로 공사도 중단돼 2차 피해가 원주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민주노총 레미콘노조는 지난달 초부터 총파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노총이 레미콘 업체와 결탁해 원주 레미콘 시장을 장악한다는 것이 이유. 낮은 운송료로 레미콘 운송 시장을 흡수해, 민주노총 조합원의 일감을 빼앗아 간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노총 또한, 민주노총의 물리력 행사로 불만이 큰 상태다. 조합원들이 건설현장 입구를 틀어 막는 바람에 일을 할 수 없게 된 것. 건설 기계 장비를 투입하려고 시도해 보지만, 양 측간 유혈싸움만 번지는 형세다. 한국노총은 상당수 조합원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고 전했다. 

원주 모든 공사 현장은 이로 인해 사실상 정지 상태다. 혁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은 콘크리트 타설을 못 해 작업이 멈춰 섰다. 원주시가 추진하는 공공 발주 공사 또한 조만간 손을 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레미콘 사측 모두에게 양보를 촉구하지만 쉽지 않다"며 "파업이 장기화하면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원주시에 따르면 4월 한 달간 관내 공사 현장에 투입되어야 하는 레미콘 양은 7만9천㎥. 레미콘 한 차가 6㎥의 레미콘을 운반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장 1만3천100여 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양대 노총 간 갈등으로 현재 운행 중인 레미콘 차량은 전혀 없다.

한편, 레미콘노조 파업으로 농촌에서도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부론면 법천리와 손곡리. 한국농어촌공사가 농업용수를 원활히 공급하기 위해 수리시설 개보수 공사를 추진하는 지역이다. 이곳뿐만 아니라 원주 곳곳에서 진행되는 소규모 농수로 정비 현장에서도 공사 지연이 불가피해 보인다.

소초면 A 이장은 "지난해부터 마을 도로 확·포장 공사가 시작되면서 농수로 공사도 진행되고 있다"며 "주민들은 '배수로 공사가 언제 마무리 되냐'고 물어보는데 레미콘 파업은 끝날 기미가 보이질 않으니 답답할 뿐이다"고 말했다. 

▲ 레미콘 노조 파업으로 소초면 농수로 공사가 중단됐다. 농민들은 당장 농경지에 물을 대야 하는 실정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한국노총·지역레미콘 업체, 운송료 인상 합의했지만…

민노총 "합의 과정에서 배제…따를 수 없어" 지난 7일, 지역 레미콘 제조업체들과 한국노총 전국건설산업노조 건설기계분과 강원지부 원주지회(이하 한국노총 건설산업노조)가 레미콘 운송료 인상에 합의했다. 덕원, 명성 등 원주 레미콘 생산·운반업체 18개사 전체가 한국노총 건설산업노조의 의견을 수용한 것. 

지입차, 용차, 마당차 모두 시내 운송료는 4만1천 원에서 4만6천 원(11.6%)으로, 시외 운송료는 4만2천 원에서 4만7천 원(14%)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산국노총 건설산업노조 관계자는 "이번 합의는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주장한 6% 인상안보다 두 배에 가깝다"며 "두 달 가까이 계속된 갈등이 해결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민주노총 레미콘조합의 장기간 파업으로 공사 현장 상당수가 멈춰 섰기 때문. 지난달부터 민주노총은 조합원 탄압 중지, 레미콘 운송단가 현실화 등을 주장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를 관철하기 위해 레미콘 제조공장 진입로와 건설현장 출입문을 봉쇄하는 극단적인 방법도 사용하고 있다. 운송료 인상안이 합의되자 한국노총은 "레미콘 노사를 비롯해 양대 노총 간 갈등도 마무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일방적인 운송료 인상통보보다 '레미콘 업체 측과의 협상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본부 관계자는 "우리는 항상 대화의 문을 열어놓은 상태"라면서도 "사측이 대화를 거부해 지금까지의 합의는 물론 그 어떤 내용도 받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레미콘 제조사들이 민주노총과 대화를 시작하지 않는 한, 그 어떤 합의도 빛을 보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마당차: 레미콘과 운송 계약을 맺고 특정회사의 레미콘을 싣고 다니는 차 ▷용차: 필요할 때만 특정 공장의 레미콘을 운송하는 레미콘 차

최다니엘 기자 nice4s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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