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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최홍원 화백 "시대 뛰어넘은 예술성 재조명"

기사승인 2021.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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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업실에 남겨진 작품 4천여 점 원주시에 기증 추진

   
▲ 고(故) 최홍원 화백.춘천·강릉·속초·원주미협을 창립, 기반을 다지는 등 강원미술의 초석을 놓은 인물이다.

60년 화가 외길 강원미술교육 역사의 중심
원주미협, 올해 10주기 추모전·포럼 등 추진


강원 미술교육의 산증인이자 평생 그림과 함께 외길 인생을 걸은 고(故) 최홍원(1929~2011) 화백의 작품이 원주시에 기증된다.

원주미술협회와 원주시는 유족의 동의를 얻어 고인의 작품 기증을 추진 중이다. 우선 최 화백이 남긴 4천여 점의 작품에 대한 목록정리 등 아카이브 작업을 진행한 뒤 기증식을 가질 계획이다. 원주시는 이를 위해 1회 추경에 3천만 원의 예산을 편성할 예정이다.  

고 최홍원 화백은 1950년대부터 도내에서 미술교사와 화가로 왕성한 활동을 펼친 인물이다. 평북 정주 출신으로 평양 국립미술학교 회화과를 졸업한 후 월남했다. 강원현대미술 1세대로 초현실주의에서 한국적 서정까지 무한대 영역을 넓힌 것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근무지가 바뀔 때마다 춘천미술협회, 강릉미술협회, 속초미술협회, 원주미술협회를 창립, 기반을 다지는 등 강원미술의 초석을 놓았다. 원주여고를 끝으로 교편을 놓은 뒤에도 청년작가 못지않은 열정으로 작품 활동에만 전념해 후진들의 귀감이 됐다.

상투적인 표현양식이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절대 자유를 방법론으로 삼은 그의 작품은 후배 화가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 사실적 이미지를 지향하면서도 현실적인 공간개념을 따르지 않고 평면과 입체의 혼성, 기하학적인 구성에 의한 형상의 조립, 구상과 추상, 사실과 왜곡, 변형, 꼴라주, 오브제, 실상과 허상 등이 복합적, 다중적으로 배치된 작업은 그가 시대를 뛰어넘는 예술가로 평가받는 이유다.

▲ 형이상학적인 새, 145.5×112.0㎝, Oil on Canvas, 2011(왼쪽). 서낭당-1, 145.5×112.0㎝, Oil on Canvas, 2011.

최 화백을 "한국 최고의 보물 같은 재야작가"라고 평한 미술평론가 김복영 전 홍익대 교수는 "대가의 경지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그 진실이 일반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게 안타깝다"고 했다.

김병호 백석대대학원 교수도 "현대미술이 '대립가설 방법(method of the alternative hypothesis)'이라는 강력한 도구로 비상식적 상상력을 적극 수용할 수 있는 업적을 남겼다면, 화가 최홍원은 현대미술의 방법을 가장 순수한 자신만의 방식으로 수용하고, 실험하고, 확장해나갔다"고 말했다.

원주미협은 작품기증과 함께 올 가을 고인의 추모전시도 준비 중이다. '프로젝트 2021-역사(history)속의 역사(History)를 만나다'를 타이틀로 오프라인 전시와 온라인 미술관에서의 영상전시를 계획하고 있다. 선생이 평생 작업에 몰두한 작업실이 있는 치악맨션에서의 플랜카드 그림전과 선생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포럼, 시민참여 프로그램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양현숙 원주미협 회장은 "고인의 작업실에 남아있는 이젤 귀퉁이와 팔레트에 쌓여있는 물감 찌꺼기 높이를 보면 그가 얼마나 치열하게 예술혼을 불태웠는지 짐작 할 수 있다"면서 "선생이 소천하신 지 10주년이 되는 10월에 맞춰 지역 미술인들과 함께 원주지역 미술의 뿌리를 찾고, 그 역사를 기록하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민호 기자 hana016@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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